호텔이지만 호텔이라 부르지 않는 곳.
바로 Not A Hotel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죠. 호텔이 아니다. 라고 말하지만 사실 호텔이다?
이게 무슨말이냐,
NOT A HOTEL은 일본에 있는 여러 종류의 호텔입니다. (호텔이 아니라곤 하지만, 일단 부르기 편하려면 호텔을 써야되니...) 작년부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웹사이트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왜 그럼 이슈가 되고 있는 걸까요? 단순히 NOT A HOTEL 이름 때문일까요?
일단, 유명인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콜라보 좀 지겹다고요? 그것도 맞죠. 하지만 접근 방식이 약간 다릅니다.
먼저, 지금 보시는 이
미지가 Not a Hotel 여러 곳 중 하나인데요.
중요한건 이게 바로 CG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아직 지어지지 않았다는 얘기겠죠?
네, 맞습니다. 건물을 만들기 전에 CG로 호텔을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죠.
국내에서는 '선분양' 같은 개념일 수도 있는데요. 혹은 '청약'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물론 모델하우스를 보지 않고 구매한다는건 다르겠지만요.
그치만, Not a Hotel은 사실에 가까운 CG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같은걸 불어 넣어 세일즈를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세일즈를 시작한 프로젝트들을 보면 정말 현장에서 직접 사진을 찍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심지어 바다가 출렁이는 표현부터 햇빛, 그림자, 눈의 표현까지 너무나도 사실적이죠.
이 CG 만든 업체가 바로 Mir라는 노르웨이 회사입니다. 글로벌하게 유명한 CG회사인데요. 실제 작업물을 보면 사진인지 CG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입니다. 정말로 어떻게 이렇게 사실적으로 만드는지 그 방법이 궁금할 정도네요. 참고로 Mir에서 국내 노들섬의 CG작업을 했다고도 하니, 향후에 더 결과물을 쉽게 접할 수도 있겠습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
그리고 보통 호텔이나 건물을 지을때 유명한 건축가의 이름을 걸고 만들곤 하잖아요?
노들섬에 토마스 헤더윅, 아모레퍼시픽본사 데이비드 치퍼필드, 에테르노 라파엘 모네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분들이 왠만한 국내 건물을 다 짓고 있는거 같은데요.
근데 NOT A HOTEL은 건축가와만 작업을 하는게 아닙니다.
가장 최근에는 NIGO, Parell williams 와 도쿄에 NOT A HOTEL을 만든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고문이자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NIGO? 닌텐도인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 없으시죠? 사실 이름 자체는 대중이 잘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바로 Human made라는 하트 배경의 로고 보신적 있겠죠? 핫한 패션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자, Bape라는 스트릿웨어를 만든 유명 패션디렉터이기도 합니다.
그럼 페럴윌리엄스는? 이분은 아마도 아실것 같네요. 전 루이비통 디렉터이기도 하면서, HAPPY로 유명한 가수이기도 하죠. 최근에서 두 분이 함께 패션 브랜드 디렉팅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이렇듯 일반적인 호텔이나 건물 개발에서 유명 건축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죠?
물론, BIG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건축가를 섭외한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BIG는 비야케 잉겔스 그룹의 약자로 현재 가장 핫한, 건축가 그룹 중 하나입니다.
BIG(Bjarke Ingels Group)라는 건축가 그룹이 유명해진 이유에는 8 House, CopenHill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프로젝트를 통해 명성을 확립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8 House는 주거·상업·오피스가 혼합된 대규모 단지로, ‘8’자 형태의 독창적 배치와 경사형 보행로를 통해 입주민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유도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작인 CopenHill은 폐기물 소각장 위에 스키 슬로프와 하이킹 코스를 결합한 친환경 복합 시설로, 산업 인프라와 도시 레저를 결합한 혁신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마지막 프로젝트는 서울의 오세훈 시장이 해당 프로젝트를 국내에 적용하려고 직접 방문하기도 했죠.
이렇게 유명한 건축가와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건축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분야의 인물과 협업을 한다는 것이 기존의 건물을 접근하는 방식과 또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독특한 운영 방식인데요.
Not a Hotel은 공유 소유권 모델을 통해 유연하게 소유권을 재정의 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부동산을 12개의 지분으로 나누고, 각 지분은 연간 30박의 숙박 권한을 부여합니다. 소유자는 원하는 만큼 지분을 구매할 수 있고, 사용하지 않는 숙박일은 Not a Hotel이 호텔로 임대하여 관리비를 환불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멤버십 회원권을 갖고 있으면 예를 들어 아난티 같은 곳이겠죠. 그런 곳은 내가 묶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잖아요? 그때 에어비엔비처럼 공실을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게 해주는 거죠.
또한 Not a Hotel Dao는 이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법인으로 NAC(Not a Hotel Coin) 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기도 합니다. 코인을 발행하는 거죠.
NAC를 보유하면 호텔에 숙박할 권리를 얻기도 하고 식사나 액티비티, 자동차, 헬기 등 부가 서비스부터 이동 수단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Buyback & Burn이라고 Not a Hotel Dao는 호텔 운영 수익으로 얻은 자금으로 시장에서 NAC를 바이백(재구매)하고, 번(소각)하여 토큰의 희소성을 높인다고도 합니다. 물론 이게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희소성을 유지한다면 그만큼 매리트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실제 대표인 하마즈마 신지의 인터뷰를 보면, 일반적인 호텔의 접근법과는 상이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외 호텔과 숙박권 교환, 일본 부동산의 해외 판매, 해외 부동산 개발처럼 생각의 방향성이 굉장히 글로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어쩌면 굉장히 스마트한 접근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하나의 호텔일지도 모를뻔한 호텔 브랜드가 글로벌 유명 건축가 및 셀럽과 콜라보를 하고, 해외에서 세컨하우스이자 재판매가 되는NAC 개념의 프롭테크적인 요소를 가미했으니 말이죠.
사실 호텔을 만들고 운영한다는게 초기 투입 비용이 굉장히 부담이 됩니다. 토지매입부터 건축설계 및 시공 그리고 호텔사의 운영. 이때, 글로벌 유명 호텔 체인의 경우 브랜드 스탠다드를 충족시키는 인테리어, FF&E, OS&E 는 높은 사업개발비를 수반하죠. 또한 실제 개발 후에 호텔의 운영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고, 시장 환경 및 경기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1개의 호텔을 만드는건 그만큼 많은 리스크를 떠안는 것과 마찬가지죠.
실제 호텔 개발의 성과 지표인 자본환원율Cap rate을 살펴보면 팬데믹 이전에는 3.5~4.5% 수준에서 팬데믹 이후 4.5~6.5%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Cap Rate은 순영업소득NOI/매입가격으로 매입가격이 높으면 Cap rate이 낮아지고, 매입가격이 낮아지면 Cap rate이 상승하게 됩니다. 즉, 팬데믹 이후에는 순영업소득대비 매입가격이 낮기 때문에, 즉 리스크가 많기 때문에 4.5~6.5%의 요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그럼 결국 매입가격과 순영업소득 즉, 운영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것이 호텔입니다.
결국, 호텔 운영을 잘해서 영업소득이 높으면 수익률이 높아지는거겠죠? 그럼 영업소득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당연히 비용을 줄이면 되겠죠. 하지만 반대의 방법은? 바로 매출을 높이면 됩니다. 즉 호텔 지표의ADR. 객실당 숙박료를 높이면 가능한 것이죠. 물론 그에 따라 OCC 즉 숙박비율이 낮아질 순 있습니다. 하지만 50만원짜리 방을 300,400만원으로 팔기는 어렵겠죠? 호텔이 바뀌지 않는 이상, 매출의 규모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호텔의 가격은? 아무리 땅값이 비싸지더라도 동일한 매출을 일으키는 호텔을 무한정 비싼 가격에 살 수는 없습니다. 결국 리모델링 등과 같은 개선을 통해 업사이드를 가져갈 수 있어야 더 높은 금액에 거래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Not a Hotel은 이 판매의 방식을 다양화 시켰습니다. 부동산을 개발하기 전 CG로 공사 전에 미리 판매를 하고, 자본을 확보하며, 블록체인으로 분할시켜 하나의 자산을 세분화해 구매하고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더욱이 오피스가 아니라 호텔이기 때문에. 누구나 별장 하나 정도는 갖고 싶고, 그 별장이 내가 방문하지 않아도 수익을 내면 당연히 좋기 때문에, 그런 수요와 시장의 상황이 절묘하게 잘 맞아 떨어진 상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러한 유사한 방식이 국내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자이크라는 공유별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곳은 회원권을 판매하는 형태로 본인이 구매하고 싶은 만큼 지불 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회원권을 판매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접근이죠?
그리고 호텔, 리조트 회원권하면 떠오르는 곳은? 대명 리조트, 아난티 등이 있죠. 전통적인 회원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국 각지에 있는 해당 기업 시설을 회원권이 있으면 더 저렴하게 예약 및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아는 에어비앤비도 사실 공유주거의 표본이죠. 특히 에어비앤비는 나 대신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이기에 수익 창출이 주된 목적이기도 합니다.
물론 국내에서 불법 이슈로 올10월부터 대거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현행법상 국내에서 공유숙박을 운영하려면 1)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2)농어촌민박업 3)한옥체험업 중 하나로 등록해야 합니다. 이 중 도심에서 가능한 형태는 1)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과 3)한옥체험업입니다. 이 중 외국인관광은 말 그대로 내국인에게 방을 제공하면 불법이죠.
그리고 흔히들 이용하는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은 건축법상 숙박업 운영이 금지되기도 합니다. 아파트, 공동주택은 입주민 동의도 필요하고요. 그러다보니 약 70% 이상의 에어비앤비 숙소가 사실상 불법 운영이라고 하는 것이죠.
여러 사례와 호텔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보면 Not a Hotel은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품었다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실제로 NOT A HOTEL은 24년 6월에 시리즈B 펀딩을 마쳤다고 하는데요.
그 금액이 55억 엔 약 미화 3,500만 달러 / 약 350억원이라고 하고, 누적 투자금액은 약 966억이 되었다고 합니다. 낫어호텔이 4-5년차 기업이니 굉장히 빠른 속도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죠.
아마도,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분할매수나 토큰의 금액이 포함되진 않았을거 같은데요. 왜냐하면 부동산 회사의 투자는 일반적인 스타트업과는 다소 상이할 수 있거든요. 회사 자체에 투자한 금액이 각종 비즈니스에 투입되는 재원이 될 수도 있지만, 국내처럼 각 사업장의 소유가 개별SPC의 형태라면, 해당 프로젝트에 또 별도의 투자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체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공개되어 있진 않아서, 일부 자료만 가져와 봤는데요. 순이익이 과거대비 상승했다? 정도 시그널을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이고, 부동산개발이라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다보니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는데요. 외형 확장과 적극적인 투자로 설립 초기엔 순이익이 마이너스지만, 최근 들어서는 플러스로 전환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5년 기준 원화 24억,24년 기준 44억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그리고 사실 프로젝트로 봤을때도 BIG, 니고, 페럴윌리엄스 등 유명인과 작업을 시작한건 불과 1년 안밖인데요. 그만큼 최근에 더 확장 및 성장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것처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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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NOT A HOTEL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부동산 개발을 살펴봤는데요.
이곳은 단순한 호텔 브랜드가 아닙니다.
CG기반의 선분양으로 초기 자본을 확보하고,
공유 소유권, 토큰화로 부동산 유동성을 확대시켰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명 셀럽, 건축가와의 협업으로 브랜등을 강화시켰죠.
전통적인 호텔 사업의 틀을 깨고, 기술/브랜드/부동산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이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그리고 이 모델이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할것 같습니다.
저도 같이 작업해보거나, 유사한 개념을 적용시켜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