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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직장맨 Jul 15. 2018

직장 내 갈등관리 매뉴얼 #1

피할 수 없는 갈등

누구라도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동료나 다른 부서 혹은 상사나 부하 직원 등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회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가족 사이에서도 갈등은 있기 마련입니다만 특히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을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더욱 어렵기도 합니다. 가족이면 다투고 기분이 상해 며칠간 말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른 사회적 관계나 친구라면 만나지 않는 방법도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회사는 출근 시간이 되면 예외 없이 다시 가서 얼굴을 마주쳐야 해서 그 갈등으로 인한 폐해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성격에 따라 갈등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을 합니다. 때로는 그런 갈등으로 인해 일의 능률이 떨어지기도 하고 동기가 저하될 수도 있으며 심하면 아예 회사를 가는 것조차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 상사와의 갈등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가장 흔한 퇴사의 사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글을 시작으로 몇 편에 걸쳐서 다양한 직장 내에서의 갈등의 상황과 그 나름의 다양한 해법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갈등이 부정적인 효과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갈등은 조직에 건강한 긴장을 부여하기도 하고 갈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더 나은 방법들이 고안되기도 하며 리더들에게 갈등은 일정한 견제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높은 직급에 있는 경우에는 적절한 갈등이 없다면 오히려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에 장애가 될 수도 있으며 절대 권력은 부패한다는 말처럼 효과성과 균형을 잃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의 모든 사회생활에는 언제나 나와 좀 맞지 않고 불편하게 하는 대상이 꼭 있기 마련입니다. 이른바 미운 오리 새끼 이론은 조직의 종류를 막론하고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나와 맞지 않는 상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제 아버지께서 고안하셔서 제가 어릴 때에 항상 해주시던 말씀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신 것처럼 학창 시절을 기억해 보면 언제나 우리 반에 최소한 한 명쯤은 이상하게 불편해서 정말 저 아이만 없으면 내가 편히 학교를 다닐 것 같은데 하는 상대가 꼭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가 생기거나 학년이 바뀌어 그 대상이 없으지만 이상하게도 그전까지 그러지 않던 다른 아이가 또 비슷하게 불편해지는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은 신가 하게도 회사에 입사해서 팀에서도 비슷했습니다. 다 좋은데 저 사람만 없으면 참 좋겠다 하다가 막상 어떤 일로 그 사람이 다른 팀을 가거나 퇴사를 하게 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전까지 별 일 없었던 사람이 갑자기 불편해지는 경험을 여러 차례 했보았습니다.


이 미운 오리 새끼 이론의 핵심은 결국 갈등을 갖게 되는 대상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집단에서 어느 정도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각을 자연스럽게 이루게 된다는 것이며 결국 그렇기 때문에 그런 대상이 없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의 부친께서 사회심리학자나 무슨 연구를 하신 것은 아니지만 저도 나름 그 이후로의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상당히 경험적으로 수긍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갈등은 계속해서 발생하기 마련이며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따라서 저는 오히려 더 큰 갈등이 생기기 전에 오히려 작은 갈등들을 잘 관리하며 주변에 두는 편을 선호합니다. 직장 내의 일정한 위치에 오르게 되어 적어도 제 영향력을 미치는 팀의 범위 안에서는 어느 정도 이런 갈등을 조정할 수 있게 된 후에도 갈등을 제거하는 노력보다는 일정한 수준의 갈등을 유지하고 잘 관리해 나가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합니다. 


처음 팀을 맡아 운영할 때에는 당시 저의 두 팀 매니저 간에 조그마한 다툼이나 의견의 불일치만 있어도 둘을 다 불러 놓고 그런 갈등들을 없애려 했습니다. 한 명은 매우 꼼꼼하고 원칙적이며 정해진 대로 해야 하는 성향에 자존심이 매우 높았고 다른 한 명은 유연하고 틀에 박혀있지 않으며 매번 다른 방법들을 찾는 것을 선호하는 매니저였습니다. 둘의 성향이 다르다 보니 사사건건 의견들이 대립했고 그때마다 저는 둘을 불러다 놓고 제가 결정을 내려 갈등이 번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몇 달 후에 한 매니저가 사표를 쓰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갈등 관계를 통해 둘 간에 조정이 되고 대화가 되었어야 할 부분들을 제가 매번 개입하며 오히려 그 기회가 박탈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적절한 수준의 갈등은 개입을 하지 않고 유지시키며 좀 문제가 장기화되어 풀리지 않을 때 개입하고 갈등의 해소 자체도 저의 결정보다는 서로의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합니다. 이런 전략은 우선적으로 저의 리더십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긴장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며 동시에 팀 내에서 더 큰 갈등이 생기는 것을 오히려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갈등은 없앨 수 있는 대상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갈등 관리하고 제목을 쓴 것도 그것이 제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적절하게 관리되어야 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갈등관리의 첫 번째 단계는 우선 그 갈등 자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기능을 이해하려 노력을 한다면 갈등관리에 있어 좀 더 유용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제 갈등이 주는 스트레스는 그 실질적인 갈등뿐만 아니라 갈등의 대상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일 때가 많아 이렇게 갈등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도 있으며 또한 갈등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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