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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빗소리 Apr 30. 2024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가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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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에 있을 우리 학교에서의 공연에는 내 솔로곡이 하나 더 추가된다. 밴드의 룰이다. 해당 교사의 소속교에서는 그만을 위한 곡 추가.


연주자들의 편의를 위해 나는 작년에 이미 연주했던 뉴진스의 디토를 골랐다. 사실 난 아이돌 음악보다 인디 포크 음악을 더 좋아하는데, 순전히 밴드 멤버들을 위한 배려였다.


내가 곡을 선정한지 며칠 뒤. 밴드 기타리스트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내가 평상시 좋아하던 스텔라장의 불어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며, 그 노래를 미리 준비해두라는 연락이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어쩌면 지나쳐도 아무 상관 없었을 일들을 신경 쓰고 배려하는 우리 밴드 멤버들의 감성과 따뜻함이 좋다. 오늘은 자기 전 한참 어려운 불어 발음을 연습하며 노래를 불렀다.


서로를 향한 배려가 무대 안에서 따뜻함으로 묻어나길. 노래하고 합을 맞추는 매 순간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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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집을 매매하기로 하고, 계약서를 쓰며 많이 울었다. 집을 조금씩 정리 중인데, 1년이나 지난 일임에도 어제 일처럼 생생해서 심기가 불편하다. 한동안 너무 힘이 들어 집을 그대로 두었다. 이제는 정말 모든 것에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점. 왜 이리 삶은 아픈 것일까.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가끔 두려워진다. 더이상의 슬픔을 받아들이기에는 한계에 다다라서이다. 내일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며 하루 하루를 산다. 이 기분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 엄마 돌아가신 뒤로는 삶의 모든 정서가 슬픔의 운무로 가득한 듯하다. 쉬이 나아질 수는 없겠지. 여전히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아등바등 살아간다. 나는 이 불행 속에서 살아갈 바를 아직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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