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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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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빗소리 Sep 19. 2024

매일 아침 창문을 여노라면

2024.9.19. 감사일기

- 아침 출근길은 작은 시골길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어서 운전할 때마다 큰 감사를 느낍니다. 출근길이라는 것이 직장 생활에 있어서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참 중요한 일인데, 그 길이 자연으로 빼곡하게 차있어서 감사합니다.


- 과학실 맞은 편 창문을 열면 어느 집으로 이어지는 뒷길이 나옵니다. 그 길은 아름드리 나무 한 쌍이 세워져 있고 바닥바닥 이어지는 돌이 아름답습니다. 매일 아침 창문을 열 때 그 길을 바라보면서 평안함과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 친구에게 선물 받은 말차 라떼를 출근하자마자 세영샘과 나누어 마셨습니다. 저에게 들어온 귀한 선물을 나누어주고 함께 먹을 수 있는 친구가 학교에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 저보다 12살 어린 후배 J선생님이 다음 주에 있을 수학 여행 준비로 바빠 보입니다. 6학년 부장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운영해봤던 자로서 저에게 충분히 일부를 나누어주어도 된다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J샘은 미안해서 그런지 전혀 맡길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다음 주에 수학여행을 떠나면 세세히 살펴보고 빈자리를 알아서 착착 채우는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수학여행이 잘 이루어질 수 있길 기도하고, 제가 든든한 동료가 되어 담당자 혼자 무리하는 일이 없길 기도합니다.


- 주말에 동생집에 갈 예정이라 조카들 옷을 미리 사놓았습니다. 조카들 옷을 살 때는 항상 비싸도 좋은 브랜드의 옷을 삽니다. 엄마가 늘 손주들에게 좋은 브랜드의 옷을 사주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라 해도 귀한 옷을 입어야 하는 행사가 가끔 있을텐데, 그때 필요한 옷은 제가 준비해주고 싶습니다. 조카들의 옷을 준비하며, 제 마음도 행복합니다.


- 미술 선생님은 예린이에게 좋은 스승입니다. 언젠가 지인에게 좋은 스승과 잘 지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예의를 갖추고, 가급적 배려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배려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지난 주에 보강 시간 문제로 조금 껄끄러운 일이 있었는데, 제가 최대한 이해하고 배려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선생님께서 감사해하셨습니다.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 아이가 학원에 가있는 동안 잠깐 시간이 생겨서 18시에 문을 닫는 커피인타운 카페에 가서 아이스 커피라떼를 포장해왔습니다. 18시에 문을 닫다보니 평일에 좀처럼 가기 어려운데, 오늘은 운이 좋았습니다. 한모금 마시는 순간 행복이 몰려옵니다. 행복은 이다지도 단순하고 예쁜 것. 동네에 커피 맛집이 있고, 그곳의 사장님이 친절하여 감사합니다.




- 예린이는 아기자기한 성격이 아주 매력적인 녀석인데, 어제 잠들기 전에 그날 만든 키링을 침대에 같이 놓고 자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어찌나 귀엽던지. 예린이의 올망졸망한 세계관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제가 오래오래 관찰하도록 천천히 커주길. 집에 성격이 강한 사람이 없어서 예린이가 정말 제멋대로 큽니다. 제멋대로 크는 예린이의 색깔이 멋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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