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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Jun 02. 2024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600일의 기록


 어느 분야 건 성공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말을 잘 한다는 점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말은 글만큼이나 강력한 무기다. 말을 잘 하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 나아가 대중을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다. 말은 신뢰를 쌓게 만들고 추종자를 따르게 만든다. 그러므로 말은 곧 권력과도 같다. 읽기와 쓰기 만큼이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인 말하기. 대체 말을 잘 한다는 건 무엇일까?




 간혹 전문 지식이 많아 보이는데, 묘하게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또한 간혹 내뱉는 말은 별로 어렵지 않은데, 묘하게 설득력 있고 마음이 울리는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전자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고 후자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말을 잘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공통점이 있다. ‘쉽고 간단하게 말한다’는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최대한 쉬운 말로 바꿔 말한다. 그들의 목적은 멋있게 말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이해력과 지적 수준을 가졌는지 순식간에 파악하는 것도 그들의 능력 가운데 하나다. 말 잘하는 사람은 상대 수준에 맞는 어휘를 구사해 듣는 사람의 흥미를 유지할 줄 안다. 사람이란 본래, 자신의 지적 수준보다 낮은 이야기 혹은 이미 한 번 들었던 이야기에는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말 잘하는 사람들은 상대의 비언어적 태도나 주고받는 대화를 순식간에 파악해 그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구사한다. 그럼으로써 듣는 사람에게 ‘저 사람은 참 쉽게 설명하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쉽게 말하기. 그것은 ‘말하기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갖추기 어렵고 고된 노력이 필요한 재능이다. 쉽게 말하기 위해선 불필요한 말은 되도록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중복된 말을 줄이고, 설득에 필요한 최고의 단어만 사용해야 한다. 그기 위해선 당연히 많은 단어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단어가 어울리는 상황을 파악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 능력들은 다음 두 가지 노력으로 얻을 수 있다.



 첫째는 ‘대화를 많이 해보는 것’이다. 실전만큼 좋은 훈련은 없다. 말을 잘 하는 연습으로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연습법이기도 하다. 물리적 학습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게다가 각기 다른 언어 수준을 가진 수많은 사람을 골고루 만나는 건 일반인에게는 이미 불가능한 미션이다.



 둘째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어로 사용하는 단어와 글로 쓰는 단어나 어휘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건 실제로 누군가의 인터뷰를 글로 받아 적어보면 알 수 있다. 말을 글로 옮겨 보면 문장 구조가 이상하다던가 주장의 앞뒤가 뒤죽박죽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불필요한 ‘부사’도 많이 보인다. 아무리 수준 높은 스피치 훈련을 받고 뛰어난 지능을 가진 사람의 말하기라도 그렇다. 대본 없는 즉흥적 말하기에서는 누구나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좋은 단어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인터뷰나 말하기를 보고 배우기보다는 잘 쓴 글을 보고 배우는 편이 더 낫다.

 



 아무리 좋은 도구를 들고 있어도 사용할 줄 모르면 쓰레기일 뿐이다. 말하기에서 좋은 단어를 많이 알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좋은 단어를 알고 있다면,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단어를 수집하는 데 독서가 도움이 된다면, 단어를 사용하는 데는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말하기는 글로 쓰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글을 쓰는 능력만큼 말하는 능력이 따라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게 하기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유명 인사나 높은 성과를 거둔 사람들조차 대중 앞에 서기 전 자신이 할 말을 미리 대본으로 정리하는 일을 거친다.



 글을 쓰는 연습은 그래서 중요하다. 말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어떤 상황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하면 좋을지’, ‘어느 부분을 끊어 말하고 어느 부분을 강조해 말해야 자연스러운지’ 그런 흐름, 즉 말의 리듬과 균형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 연습이 계속되면 몸이 체득해 습관이 된다. 그러면 대본을 만들지 않아도 꽤 괜찮은 말과 어휘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말을 잘하기 위한 연습으로 글쓰기만큼 중요한 연습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자신의 말하기를 녹화해서 다시 보는 것’이다. 물론 자기 얼굴을 찍는 일을 처음 시도한다면 상당히 쑥스럽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해도 부끄러움이 가시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배우는 자기 얼굴을 보는 게 힘들어 자기가 찍은 작품을 한 편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약 수줍음이 너무 심해 도저히 녹화할 수 없는 경우라면 녹음을 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나는 될 수 있으면 반드시 자신의 말하기를 녹화해 보길 추천한다.



그렇게 강력히 녹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와 대화하는 대부분의 상대에게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 대화가 글쓰기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대화에는 비언어적 태도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말을 듣는 상대는 귀로는 말을 듣고 눈으로는 상황을 파악한다. 아무리 어리숙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그런 행동을 한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일종의 생존 본능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말을 할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디를 바라보는지’, ‘어떤 포즈나 습관을 갖고 있는지’ 등 무슨 비언어적 표현을 하고 있는가를 상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처음 녹화를 할 때는 쑥스러움과 긴장감이 깃들기 때문에 비언어적 표현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수시로 카메라를 켜 녹화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최대한 카메라와 친숙해져야 한다. ‘내가 뭐 연예인도 아니고...’라는 생각은 버리도록 하자. 우리의 목표는 성공이다. 높은 위치에 닿은 사람은 반드시 대중에 노출된다. 분야가 조금 다를 뿐, 연예인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말하기 연습을 할 때, 주의 깊게 체크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사실 무언가를 가지는 것보다 쉬운 일은 무언가를 버리는 일이다. 그것은 말하기 영역에도 해당된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가진 재주’를 버리면 된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쓰는 잘못된 습관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말을 잘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하며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 있을 거다. ‘저 사람은 내 말에 관심이 없나?’, ‘불필요한 말을 너무 많이 하네’ 등 신경 쓰이거나 거슬리는 태도가 느껴질 때가 있을 거다.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때마다 꼭 메모해두도록 하자. 그리고 자신의 말하는 영상을 되돌아보는 연습 시간에 해당 메모를 꺼내자. 혹여나 자신이 메모에 적힌 행동을 하거나 단어를 습관처럼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보자.





내가 파악한 ‘말하기 기술이 낮은 사람은 대표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불필요한 단어를 너무 많이 쓴다. 불필요한 단어는 없어도 되는 단어를 뜻한다. 예를 들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내 말은’, ‘그러니까’, ‘근데’, ‘이제’ 등이 그렇다. ‘아’나 ‘이제’는 문장의 흐름을 끊어 말하는 사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말이다. ‘아니’나 ‘근데’ 같은 단어는 자칫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단어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하기 기술이 낮은 사람의 두 번째 특징은 시선처리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눈을 똑바로 응시할수록 신뢰와 공감이 형성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눈을 계속 마주치는 걸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다. 미간을 보라거나, 인중을 보라거나, 시야를 흐리게 하는 등 다양한 묘수가 존재한다. 대부분 맞는 말이고 효과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하기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무언가를 하라고 하기보단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더 강조하는 편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간단하다. ‘상대방이 말할 때 눈알 굴리지 않기’이다. 즉 상대방이 말할 때 설사 눈을 쳐다보지 못하더라도, 다른 데 시선을 뺏기지 말자는 것이다. 그것은 신뢰감 하락뿐만 아니라 상대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



세 번째 특징은 공감 능력 상실이다. 공감 능력 상실은 작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주제를 벗어난 말을 하는 것’과 ‘대화의 주도권을 혼자만 독차지하는 것’이다. 대중적인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혼자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특정 집단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주제를 벗어난 말하기’이다. 그런 말이 대화에 끼어들면 순식간에 공기가 차가워진다. 그러나 말하기 기술이 낮은 사람은 그 차가운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다. 혼자 신나서 주제와 벗어난 이야기, 혹은 자기만 재밌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한편 대화의 주도권을 독차지하는 말하기는 경청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상대가 말하는 순간에도 상대에게 집중하지 못한 채 그 말과 관련된 자신의 일화를 떠올리기 바쁘다. 잘 듣는 것은 잘 말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경청하지 못하고 대화의 주제를 가로채는 일은 말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 밖에도 말하는 속도 조절이 안된다거나, 버벅거림, 부정확한 발음, 구부정한 자세, 부정적 태도나 몸짓 등 좋지 않은 말하기 습관은 많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우리가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보다 쉬운 것은 부정적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좋은 것들을 익히는 게 어렵다면 우선 나쁜 것부터 없애는 것부터 시작하자.





말은 곧 힘이고 권력이다. 설득하는 말하기는 신뢰감과 매력도를 높여, 상대방을 내 편으로 끌어당기는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어려울 것은 하나도 없다. 아래 4가지만 기억하고 몸에 익혀두면 된다.


1. 대화를 많이 해 볼 것

2. 책을 많이 읽을 것

3. 글로 많이 써볼 것

4. 자신의 말하기를 녹화해서 스스로 피드백 할 것


위 4가지를 습관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말을 잘할 수 있게 된다. 성공에 한 걸은 더 가까워지게 된다. 끝으로 한 가지 당부하며 글을 마친다. 100번 말을 잘 하는 것보다 1번 잘 듣는 게 더 중요하다. 잘 말하고 싶다면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말은 좋은 듣기에서 시작된다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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