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시기에 첫애를 임신하여 셋이 같이 배가 불러 다녔다. 세 아이들은 7월과 8월에 태어났다. 잘 어울려 놀았고, 여행도 같이 다녔고, 집으로 몰려가 같이 밥도 많이 먹었다. 우리가 맘껏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었던 곳은 늘 그녀 집이었다. 깔끔하고 담백하고 정확하고 통이 크고... 어떤 수식어로도 대신할 수 없는 그녀만의 큰마음을 항상 느꼈고 행복한 식탁을 마주했다. (문득 그때가 그립다.)그녀는 이미 그때부터 정성담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바꿉니다. 진심을 먹어요. 먹는 것으로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세요. 당신을 더 사랑하세요."
책을 펼쳐보며 느낀 건 한 상 한 상 정성을 담아 내어 놓은 밥상 같은 책, 꼭 그녀를 닮았다. 조선뉴스프레스가 발행한 <혼김치>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김치,라는 부제가 붙었다.
나에게도 김치 담그기는 숙제다. 늘 고민이다. 그녀는 이 책 한 권으로 김치의 모든 것을 쉽게 풀어놓았다. 우선 주재료와 부재료 활용법부터 좋은 재료를 고르는 법까지. 김치를 담그는데 필요한 부재료의 모든 것을 그리고 사전 준비에 필요한 것들, 김치 맛내기의 재료까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간략하면서도 알기쉽게 설명해 놓았다. 용기 보관법까지도.
하루에 김치
냉털이 김치
채식주의 김치
손쉽다 김치
울 엄마 김치
챕터마다 김치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기존 김치책과 다르다면 누구나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쉬운 김치 레시피를 모아놓았다. 이 책의 주된 목적은 '쉬운 김치, 맛있는 김치 담그기'라는 것이다. 총 35개의 레시피가 들어 있다.
저자는 말한다. 어렸을 적부터 김치를 먹고 자란 아이들, 더욱이 김치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지만 정작 그 좋아하는 김치를 직접 담그지 못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단다. 일단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김치 레시피를 연구하여 이 책에 담아 발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김치 레시피라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의 김치를 좋아하게 만드는 게 그녀의 꿈이라고 덧붙인다.
이 책을 읽고 부추김치를 담가 보았다. 다음엔 무채김치, 쪽파김치, 열무김치까지 도전해 보려 한다. 어렵게만 느꼈던 것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아니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도전의 용기를 이 책은 준다. 나는 결혼을 준비하는 아이에게 이책을 선물했다.
참, 다섯번째 챕터 '울엄마 김치'는 거제가 고향인 저자가 어렸을 적 먹었던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친정어머니의 레시피로 채워졌다.
"간단하게 만들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김치부터 냉장고 속 재료들을 털어서 만드는 김치,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김치, 엄마의 손맛 김치까지. 혼자 살아도 맛있는 김치를 만들어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혼김치 레시피"
* 김치담그기가 늘 숙제인 사람들을 위한 레시피이기도 하다. 도움이 될것이라 믿으며 올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