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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룬다 Mar 08. 2023

볼보가 SDV로 가는 방향

SDV에도 철학이 필요하다


Climate change is the ultimate safety test.



지구에 대한 극한의 안전 테스트


'가장 큰 안전 문제가 이상 도로에 없다면?'이라는 질문에, 볼보는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장면과 함께 전기차로 전환하는 이유를 답한다. 혹독한 환경에도 궁극의 안전이 무엇인지 보여준 볼보. 이젠 지구 안전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25년까지는 50%, 30년까지 모든 차종을 100%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모든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로 향하는 길목 아래, 볼보는 자신만의 차별적인 이미지를 굳건히 선점해가고 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성공적인 SDV를 위해 타 완성차 업체와는 철저히 다른 브랜드 가치를 내세우는 볼보의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다.




1. Philosphy : 안전의 대명사, 볼보

2. Key values : SDV 공략법, Safety in Mind

3. Strategy : 볼보-구글-루미나, 수평 분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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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sophy

안전의 대명사, 볼보




특허권까지 포기한 볼보의 진정성

차에 탑승하여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안전벨트 착용. 우리에게 익숙한 지금의 3점식 안전벨트를 처음 개발한 것이 볼보이다. 기존의 2점식 안전벨트는 허리만 감싸기 때문에, 충돌사고 발생 시 충격이 분산되지 않아 장기가 손상되는 일이 빈번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볼보는 어깨에서 허리까지 대각선으로 감싸고 골반과 아랫배를 지탱하는 방식을 설계한 것이다.


2점식 안전벨트 vs 3점식 안전벨트


하지만 주목할 점은 볼보의 3점식 안전벨트 '특허권 포기'. 사람 목숨이 걸린 특허로 이익을 편취할 수 없다며 경쟁업체에게 무료로 공개한 것이다. 다른 업체들도 3점식 안전벨트를 도입하여 지금까지 약 1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막대한 돈을 벌 수 있음에도 모든 탑승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온 볼보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안전하면 볼보, 볼보하면 안전

대부분 가장 빠른 차, 가장 고급스러운 차에 집중할 때, 볼보는 '안전'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인간 중심적인 차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차량 제조업체 입장에선 안전에 대한 투자는 매몰비용이기에 안전 관련 기술 투자에 인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볼보의 보유 US 특허 중 13.46%가 안전 관련 특허이다. 그에 반해 테슬라는 4.92%, 현대기아차는 2.19%에 불과하다.

                        

차례대로 Seven Up Test(1982), Live Test (2013), Tower (2020)


안전에 대한 볼보의 광기는 안전성 테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볼보 760을 7대 쌓아 맨 아래 차 문을 여닫아도 차 지붕이 찌그러지지 않는  증명한 세븐업. 이 광고로 볼보는 차체 강건성 측면에서 신뢰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후 스티어링 조행성능 어필을 위해 트럭 사이에 한 남성이 다리를 찢어 편안함을 유지하거나 햄스터가 운전하는 광고까지. 기상천외한 실험이지만 제품 성능을 리얼하게 확인할 수 있어 감동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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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Values

SDV 공략법, Safety in Mind



SDV에도 흐른다, 볼보의 안전 DNA

이전 아티클에서 살펴봤듯, 이젠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볼보는 EX90을 필두로 SDV 미래를 밝히고 있다. 다만 여타 업체들이 내세우는 홍보 방식과는 다르다. 자율주행 혁신보다는 사전에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안전 기준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 우리는 결국 사람이기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긴다. 볼보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내세우며, SDV에 안전성을 강화한 경험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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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카메라,

자동차가 올바로 운전할 수 있게 돕는다면?


볼보 EX90에 감시용 카메라를 두 개나 탑재한 것이 특이점이다. 비용과 직결되기에 보통 카메라 한 대만 장착하지만, 볼보는 카메라 두 대운전자를 촬영하며 운전자 상태 감시 정확도를 높인다. 물론 사고 방지와 대비를 위한 조치이다. 운전자가 최적의 상태가 아니라는 초기 신호를 포착하여 운전자를 지원할 준비를 하면서 말이다.



볼보는 운전자가 어디를 보고 얼마나 눈을 자주 감는지 등 운전자가 산만하거나 술에 취했을 때의 특정 시선 패턴을 연구해 왔다. 80% 전방 주시하면 정상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며, 60% 이하는 시각적 주의가 산만하다는 신호이다. 시선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알고리즘으로 운전자 초점이 언제 빗나가는지 알 수 있다.


real time sensing of gaze patterns


그렇다면 이 감지 시스템은 운전 상황에 어떻게 개입할까? 볼보는 시선 패턴과 조향 동작을 실시간 감지하여 운전자에게 경고하거나 안전한 결과를 얻도록 자동차에 개입하도록 요청한다. 예를 들어 속도를 줄이거나 차선을 유지하거나 제동을 걸어 정지할 수 있다. 만약 운전자가 경고 신호에 응답하지 않으면, 자동차는 도로 옆에 안전히 정지하고 위험 표시등으로 다른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시나리오도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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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 레이더,

누군가 차 안에 남겨졌다고 자동차가 알려준다면?


매년 뜨거운 차에 방치되어 사망하는 아이들에 대한 뉴스를 접한다. 원치 않게 자녀가 차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볼보는 이런 불상사를 해결하고자 트렁크를 포함한 차량 내부 전체에 밀리미터 미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레이더를 배치했다. 사람이나 동물의 미세한 호흡과 움직임도 검출하여 우리의 두 번째 눈이 되어 준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차에 누군가를 두고 왔다는 사실을 잊었는지 판단하기 힘들다. 그래서 차 안에 움직임이 있으면 차를 잠그는 순간 이를 상기시킨다. 차량을 잠글 때마다 내부 레이더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차량을 잠그기 전에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없는지 확인한다는 것. 움직임이나 호흡이 감지되면 잠금해제 상태가 유지되고, 중앙 디스플레이에 탑승자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알림을 표시한다.


나아가 탑승자 감지 시스템과 공조 시스템을 연결했다. 사람이나 동물이 감지되면 배터리가 허용하는 한 차량 실내 온도 조절 시스템이 켜진다. 저체온증이나 열사병 위험을 잠재적으로 줄이는 또 다른 안전 레이어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은 미래에 볼보 카 앱과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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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 LiDAR,

자동차가 사람이 볼 수 있는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면?


자동차에 라이다를 추가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고를 최대 20%까지 줄이고, 전반적인 충돌 방지 성능을 최대 9%까지 향상할 수 있다고 한다. 라이다는 낮과 밤에 사람 능력을 넘어선 시야가 가능하여, 외부 환경에 대한 이해의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EX90에는 라이다를 통해 최대 250m 거리의 보행자와 120m 앞의 검은색 도로에서 타이어처럼 작고 어두운 물체도 감지할 수 있다. 볼보는 1550nm 파장에서 작동하는 라이다로 더 긴 감지 거리와 더 높은 정밀도를 구현했고, 이 기술은 EX90에서 표준화될 것이라고 한다. 추가 안전을 위해 중앙 컴퓨팅 성능과 결합하여 볼보 최초 시스템 이중화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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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볼보-구글-루미나, 수평 분업 전략



수평적 분업 구조 확대

폭스바겐, 포드 등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볼보는 SW 개발에 앞서있다. 일찍이 전기차 체제로 전환하여 SW 개발에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볼보는 아직 완전자율주행은 실현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HW는 먼저 개발하되 단계적으로 SW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볼보는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구글 서비스를 통합하기 위해 구글과 협력한 최초 회사이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핸즈프리 도움말, 구글 지도를 통한 내비게이션, 구글 플레이를 통한 차량 내 앱 생태계 등 일찍부터 SDV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볼보는 구글뿐만 아니라 루미나, 젠스액트, 엔비디아 등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으며, 전략적인 수평 분업 전략으로 강소기업의 한계를 영리하게 극복 중이다. 해당 파트에서는 루미나와 구글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더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운전 경험을 볼보의 전략을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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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 파일럿

First seatbelts. Then airbags. Now Luminar


볼보가 쌓아온 안전 혁신은 루미나로 현재진행 중이다. 루미나는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리는 라이다 센서를 만드는 회사이다. 라이다는 사물까지의 거리, 폭, 높이, 방향, 속도, 온도, 물질 분포 등을 감지할 수 있다. 레이저를 쏜 뒤 물체에 맞고 돌아오는 시간 차를 측정하여 지도를 만들고 차량 스스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볼보는 안전을 위해 루미나의 라이다를 모든 차세대 모델에 탑재하고 있다. '운전자가 의지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자율주행 기술 '라이드 파일럿(Ride Pilot)'도 루미나의 라이다와 센서들로 개발되었다. 자율주행 대중화를 위해 시야와 인식 신뢰성을 확보하여, OTA가 적용되어 구독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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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 지도

Journey towards zero collisions


업계 최초 HD 지도 기술을 적용하는 볼보. HD 지도고정밀지도로, 기존보다 10배 이상 고도화된 정확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 디지털 지도가 담지 못한 도로 경사, 신호등, 표지판 등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정밀한 측위는 주행 판단 시스템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자율주행 상용화에 HD 지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안전과 경제성이다. 안전에 대한 걱정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HD 지도를 자율주행의 완성이라고도 불린다. 지도 구축에 기술과 비용이 드니, 완성차 기업은 지도 기술을 가진 IT 기업과 협력을 맺어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볼보와 구글의 관계가 그중 하나이다.


구글의 HD 지도 기술은 차량 바로 앞의 도로 환경뿐만 아니라 구불구불한 도로 너머의 원거리 환경까지 자세히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HD 지도와 현지화 데이터의 결합은 차선 변경 지원 및 파일럿 어시스트 등 기술 수준을 향상하며, 도로 위의 한계를 보완하여 안전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볼보의 최신 홍보영상들을 보면 버블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버블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형상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마치 포인트 클라우드를 연상시켰다. 볼보가 라이다 사용을 강조하는 맥락과 안전에 대한 의지를 연출 컨셉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2년 전, 드론공간정보 데이터를 직접 다룰 때만 해도 지도로서의 요건만 고려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지금은 지도를 바라보는 깊이감이 사뭇 달라졌다. 사실 '지도 하나로 무슨 차이가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의 전제는 얼마큼 정밀한 지도를 만들어 내느냐였다. 어쩌면 전문적으로 지도를 업으로 삼았을 때보다 지도 기술에 관심과 애정이 커진 거 같다.


볼보라는 브랜드 철학과 SDV를 연결해 봐야지라고 출발한 글쓰기가, 역시나 확장과 수렴을 여러 번 걸쳐 발행일이 늦춰졌다. 하지만 그 과정은 즐거웠고 많은 공부가 되었다. 글 쓰면서 다음 아티클구상했다. 제목은 '무시무시한 커넥티드 카 악몽의 시나리오'. 짧은 분량이지만 비즈니스와 얽힌 OTA와 FoD의 미래를 풀어갈 예정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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