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마음도 나무처럼 자란다.
햇살을 향해 가지를 뻗다가도, 바람이 불면
그늘로 고개를 숙인다.
기쁨이 피어나면 잎은 무성해지고,
상처가 스며들면 껍질은 더 단단해진다.
때로는 말없이 잎을 떨구고, 비워야 다시
푸를 수 있음을 배운다.
보이지 않는 뿌리에는, 드러낼 수 없는
시간들이 엉켜 있다.
그 시간들은 외로움이기도 하고,
기다림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발길이 스쳐가면 잠시 그늘이
되어주고, 새 한 마리 머물다 가면 그 또한
인연이라 여긴다.
그렇게 마음은 한 그루의 나무로 서 있다.
계절마다 다르게 흔들리며,
그러나 언제나 같은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