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마을에서
11월의 첫째 날.
남해 다랭이마을의 언덕 어디쯤
한 작은 카페에서
남해의 눈부신 햇살과 하나 되었다.
짙푸른 바다 위로 퍼지는
오전의 눈부신 햇살과 윤슬.
그 찬란한 물결 한가운데,
조용히 떠 있는 한 점의 섬.
그곳을 바라보며
감나무 아래 앉아 있으니
바람에 실려 오는 바다 내음과
삶의 느린 숨결이 가슴을 적신다.
다랭이마을의 층층이 쌓인
논두렁처럼 시간도 차곡차곡 쌓여
오늘의 이 순간,
11월을 연 것일까.
햇살이 따뜻하게 등을 감싸는 아침,
나는 그저,
이 모든 풍경과 공기를
가슴 가득 받아들이니
짙푸름 위의 윤슬과 함께
나의 얼굴에 부드럽게 퍼지는
행복미소 한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