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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열차 Nov 17. 2024

대한민국의 갈라파고스, 굴업도

나의 영혼을 깨우다.


대한민국의 갈라파고스

대한민국 백패킹 3대 성지라고

불리어지는 곳.

나에게는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신비의 섬, 굴업도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인천에서 가자면 배편으로 

5시간이 걸리는 건 변함이 없다.

평일, 주말 구분 없이 굴업도행 배편에는 여행자들로

북적인다고 하는데 증편도 없고 짝수날에는 돌아서 

운행한다 하니 여행자에게는 아직 신비로울 수밖에 없는 섬이다.

필자는 지난 2008년도에 처음 굴업도에 발을 디딘 후

섬의 매력에 빠져 두 차례 더 다녀왔다.

지금도 눈을 감고 그 순간을 생각하면 변치 않았을 

섬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때 묻지 않은 섬의 자연과 몇 안 되는 주민들,

그리고 그들의 인심과 섬에 얽힌 사연들.... 


섬 속의 시간을 담아 온 지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렇듯 무심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섬이 나에게 가르쳐 준

지혜는 아직도 선명하다.

우선은 섬을 사랑하게 되었고, 내 삶에 애착을 가지게 되니

모든 일에 의연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24년도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또다시 내 영혼이 잠들어있을 것 같은 그 섬을 찾으려 한다.

이른 아침, 짙은 안개를 헤치며 한 걸음, 두 걸음 섬의 속살을 알아가던

그 시간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더듬더듬 카메라의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조작하던 순간들을....

잠들어 있던 나의 영혼을 깨우듯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다.


정년이라는 삶의 무게, 

변하지 못하는 쉰 세대의 무력감,

시들어 가는 창작정신.

지난 상처의 딱지 같은 무의미한 껍질을 벗겨내고

다시 시작하는 나의 삶에 섬이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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