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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Feb 01. 2021

아무것도 하기 싫은 때가 있다.

feat. 코로나 자가격리

요즘 내 상태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 가만히 누워 이것저것 생각하면 마음은 복잡하다. 한국 나이로 32살 딱히 이뤄놓은 것도 없고, 프리랜서로 일하지만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1인 가구가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아도 부족한 돈이다. 해보고 싶은 건 많았고, 중간에 포기한 일들이 대부분이다. 2021년, 한해를 또 어떻게 살아내야 하나 하는 중압감 때문일까...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몸은 움직여 주지 않는다.



나는 아일랜드에 있는 남자 친구와 지난겨울을 보내고 한국으로 귀국한 지 6일째이다. 우선 내가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이유는 아무래도 2주간 해야 하는 자가격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직 6일밖에 안됐는데도 좀이 쑤셔 죽겠다.... 컴퓨터로 영화 보고 유튜브 보고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답답한 방구석에 하루 종일 있자니 우울하기만 하다. 바쁘게 지냈던 작년의 일상이 그립다. 몸이 바쁠 땐 잡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때 나와 남자 친구의 관계도 훨씬 건강했던 것 같다. (그때는 무려 9개월간 롱디로 씨버러버 하고 있던 때...)



지난 6일간 나는 정말 슬프고 외로운 감정을 많이 느꼈는데 우선은 하루 종일 붙어있던 남자 친구와 떨어져서 그런 것도 있고, 아일랜드에서 지냈던 환경과 한국에서 나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진 점도 있다. 그래서 남자 친구와 통화할 때마다 우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도저히 감출 수 없는 크기의 슬픔이었다. 그리고 자꾸 남자 친구와 나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은 막히고 여행비자도 잘 내어주지 않는 현시점에서 언제 또 만날 수 있을 까하는 걱정에... 롱디 커플에게 롱디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다음 만날 날에 대한 약속이다. 롱디가 언제쯤 끝나겠다는 기약이 있어야 그걸 목표 삼아 각자의 시간을 건강히 보내고 다시 만날 수 있는데... 코로나 + 직장인 이 두 조건은 너무 해악스럽다.. 정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영국 워킹홀리데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잘 기다리는 일

-남자 친구의 바쁜 일상을 이해하고 그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기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히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기

-몸을 움직이는 운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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