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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분 Dec 16. 2024

저녁답에

해 저물고 막 달 오르는데

열 사흘이나 열 나흘쯤 되려나

어디를 우나 소쩍새 소리 끊일 듯 끊일 듯

겅중한 삼잎나물 긴 대를 흔들고

회화나무 흰 꽃

먼 곳의

기별 받을 수 없는 첫눈처럼 내려 쌓이는데

누구든 있어

이 저녁을 걸어와

도란도란


그대라면 별로 말이 없어도 괜찮아


그렇게 이 달빛 깊어가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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