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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브랭 Jan 16. 2024

회사에서 만난 특이한 케이스 (1/2)

HR업무를 하면서 회사에서 만난 특이한 케이스 1편.  


1) 절도

 타인의 사번을 이용해 물건을 사거나, 주말에 몰래 출근해서 물품을 훔치는 사람, 회사비품을 가져가는 사람. 참 다양한 절도가 많다. 이 중 가장 기억 남는 사람은 [도벽]이 있던 분. 무려 추정금액으로 2천만 원 정도 훔쳐갔던 것으로 확인된다. 수년간 절도가 있었지만, 사람들이 몰랐던 이유가 있다. 회사 내에서 누군가 돈을 훔쳐갈 것이라 전혀 의심하지 않는 환경, 그리고 가끔씩 사라지는 상품권등의 규모가 5만~20만 원 등 크게 문제 삼을 정도가 아닌 금액, 마지막으로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르는 정신없이 바쁜 사무실 환경.

 그럼에도 걸렸던 이유가, 한 번에 900만 원을 훔쳤기 때문이다. 회사 서랍에 900만 원을 뭉탱이로 둔 직원도 이상하고 수상하지만, 그것을 통째로 훔쳐간 도벽 있던 사람도 참 용기 있다.(?)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 공식적으로 감사에 찔렀고, 입출입 태그를 비교해 본 결과, 무려 4년 넘게 주말마다 나왔던 사람이 용의자로 줄여졌고 조사 끝에 [도벽증]이 있음을 시인했다.


2) 절도 2

 20대 초반의 계약직분이 취업했다. 적응기간이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퇴근 때마다 두 손 가득히 물건을 들고 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어, 신고된 케이스이다.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쇼핑백에 가득 챙겨가거나, 외상으로 살 수 있는 회사 인근 문방구에서 본인 물품을 잔뜩 사갔다. 법인카드로 사면서, 쌓인 포인트로 개인 물품을 사서 집에 가져가는 경우도 빈번했다. 구두경고에서 끝났던 사례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놀랍게도 정말 놀랍게도 이것을 횡령이라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가져가면 안 되는 것인지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그분을 보며,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3) 법인카드

 요즘엔 철저하게 법인카드 사용지침을 많은 사람이 따른다. 팀원들을 위해 배정된 복리비를 본인 배를 채우기 위해 쓰는 리더들이 과거에는 많았으나 요즘은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본인 집 근처에서 수시로 썼던 팀장이 걸려 징계를 받았다. 걸리게 된 배경도 너무 웃프다. 회식 때마다 복리비 부족으로 [냉동삼겹살]만 먹던 팀원들의 분노가 쌓여, 재경팀에 공식적으로 건의했고, 재경팀에서 법인카드 사용처를 보니 집 근처에서 수차례 먹은 것이 나왔다. 이것은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이 아니다. 생상겹살이 아니라 냉동삼겹살을 먹게 한 것은 분노할 만하다.  


4) 심판자

 스스로 심판자로 여기며, 주변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을 봤다. 그 사람이 인사팀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너무너무 무섭고 놀라운 자료였다. 함께 다니는 직원들의 매일 근태시간, 담배 피우러 나간 시간, 커피 마신 시간 등이 모두 쓰여있었고, 이들을 근태위반으로 처벌해 달란 탄원서와 같은 자료였다. 배경을 보니, 조직 내 부적응하였고, 부적응 사유가 집단 따돌림이라고 주장하던 분이었다. 조직원들을 인터뷰한 결과 (근태의 문제가 아닌, 따돌림에 대해), 조직원들이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잡지 않고, 회식도 참여하지 않고, 대화도 섞지 않았다는 인터뷰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일관성 된 조직원들의 인터뷰 결과를 종합하여, 신고한 사람을 희망하는 지역으로 재배치해주었다.  


5)  대놓고 노는 사람

 담당 업무에 '독서'라고 기입한 사람도 있었다. 본인의 원하는 업무를 배정받지 못했고, 지속적인 요청에도 받아들이지 않으니 아예 업무를 놓은 케이스이다. 매년 연봉의 -10% 이상 되는 최저 평가 점수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사무실에 나와 독서를 했다. 수차례 경고가 갔고, 결국엔 권고사직 되었다. 노동청에 부당해고로 신고를 하고, 변호사를 대동하였지만 업무불이행에 대한 차고 넘치는 자료로 깔끔하게 끝난 사례였다.


착하게.이야기 한.특이한.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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