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브랭 Nov 14. 2023

다면(동료) 평가의 쓰임

 동료평가가 한 때 유행이었다. 각종 HR잡지에 메인 토픽으로, 동료평가의 중요성을 말했다. 수많은 대기업에서도 다면평가 시스템을 도입했고, 보임과 평가에 절대지수로 활용하기도 한다.


 시행 첫해에는, 다들 기준점이 없었다. 5지 선답이 점수화되는 시스템 상, '보통이다'를 누르면 상대 동료에게 60점을 주게 된다. 그래서 보통 + 조금 우수의 조합은 60~80점 사이로 결과값이 나오는데, 그 점수를 보는 당사자들은 기분이 안 좋게 된다. 평균은 모르지만 일단 내 동료평가 점수가 70점대라고 하면 기분이 나쁘지 않은가. 수, 우, 미, 양, 가로 보는 과거 초등학교 성적표 구분자로 보면 70점대는 '미'이다.


 근데, 여기에 '만족스럽지 않다'가 일부 섞이면 쉽게 40점대가 나온다. 시행 첫해에는 그 시스템을 잘 모르던 분들이 대부분 아주 솔직하게 답을 줬고, '점수'에 대한 이슈와 분노가 이곳저곳에서 나왔었다. 그리고 시행 N년차가 되니,,, 오히려 반대로 다면평가가 의미가 있을까 할 정도로 모두가 80~100점 사이가 되었다.


 한편, 다면평가로 세대간 소통이 단절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꼰대라는 단어가 유행함과 동시에 같이 알려진 다면평가는, 선배들이 조언할 경우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과 연결되기도 했다. 그래서 선배들은 입을 닫았고, 후배들에게 벽을 만들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동료평가는 의미 없고 부정적이라고만 여긴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로써 다면평가는 은근히 쓰임이 많다. 정량화할 수 없는 인사데이터 상, 몇 개 안 되는 정량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1. 절대점수가 낮은 사람을 알게 된다. 유난히 낮다는 것은 확실히 이슈가 있다.

2. 서로 남긴 코멘트에서 키워드를 얻기도 한다. 유난히 좋은 코멘트가 쌓이는 인재들이 있다.

3. 보임을 할 때, 그리고 보임을 하고 나서의 다면평가는 큰 의미를 갖는다.

4. 흔들리는 특정 조직을 찾아낼 수 있다.

5. 다면평가 자체의 순기능이 만드는 조직문화 개선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 다면(동료) 평가는 평소에 필요 없어 보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먼저 찾아보게 되는 데이터가 되었다.


P.S HR담당자에게는 결과값은 보여도, 누가 누구한테 썼는지는 절대 모르게 되어있다.  


뭐 겉다르고 속다른게 회사생활이고, 동료평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 중요한 데이터가 되는 것이 동료평가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 제도 잘 쓰는 사람이 장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