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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Sep 13. 2019

Uninterrupted. 선수들이 직접 만든 뉴미디어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10

영상을 한 편 준비했다.

르브론 제임스가 첫 화면에 등장하며 말한다.

I'm surprising one of my favorite students from I Promise School LaRiyah.
(I Promise School의 가장 아끼는 학생 중 한 명인 LaRiyah를 오늘 놀라게 해줄 겁니다.)


여기서 I Promise School이 무엇이냐.

I Promise School은 르브론이 2년 전 클리블랜드에 설립한 학교이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교육과 확실한 Motivation을 심어주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함께 학교를 설립했다.

I Promise School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다음과 같다.

등록금 전액 무료, 교복 무료, 자전거와 헬멧, 2마일 이내 교통비, 3끼 식사 전체 무료 제공, 졸업생 대상 Akron 대학 전액 장학금 지급, 학부모에게 검정고시 및 취업기회 제공 등.

복지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다.




르브론은 코트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이렇듯 본인의 존재감과 책임의식을 여실히 표현해 왔었다. 그런 그가 갖는 책임의식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는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성장해온 영향으로 갖게 된 어린이 및 학생들에 대한 책임의식

둘째는 동료로, 선의의 경쟁자로 함께 뛰고 있는 프로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책임의식.


선수들의 인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면 여과없이 본인의 강력한 의견을 피력했던 그였고, 끊임없이 선수들의 권위 신장을 위해 노력해왔다.


화젯거리가 있을 때면 선수들은 늘 미디어의 공격 대상이었고, 어설픈 언론플레이로 피해를 입는 것은 오로지 선수들의 몫이었다. 언론사들은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허다했고, 프로스포츠 세계에는 선수들이 느끼는 불공정함과 인권 문제가 즐비해 있었다. 르브론은 늘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미디어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었고, 팬들과 선수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부족함을 늘 강조해왔다.

그러던 그가 Maverick Carter와 뉴미디어를 하나 만들게 된다. 이름은 UNINTERRUPTED.

사전적 의미로는 계속되는, 혹은 방해받지 않는 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Uninterrupted의 로고.

워너브라더스와 터너스포츠로부터 천오백만 달러를 투자받아 만든 UNINTERRUPTED는 전통적인 스포츠 미디어 모델을 타파하고자 하는 일념하에 세워진 뉴미디어이다. 제임스와 카터는 결코 이 사업이 journalism  언론이 아니라 entertainment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사업이라고 밝힌다. 기존의 미디어와 명확히 구분지으려는 의도 같다.

"This is their media company,” stated James Carter in an interview from his office inside a set house on the Warner Bros. studio lot. “This is the place they can come and tell the stories they want.”



제임스와 카터, 공동창업자에 따르면 uninterrupted의 설립 목적은 선수들이 전통적인 미디어가 아닌 현대 사회의 기술과 결부된 새로운 미디어로 직접 팬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데에 있다.

케이블 TV는 힘을 잃었다. 전통적인 스포츠 언론미디어인 ESPN도 몇년 새 구독 수가 1000만이 줄었다. 스포츠 팬들은 기존의 미디어에서 벗어나 새롭고 신선한 라이브 스트리밍 미디어 채널을 통해 스포츠를 소비하고 싶어하고, uninterrupted는 선수들의 시점에서 그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전 NBC 책임자 Tom Spock도 "지금은 누구든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이다. 더이상 전통적인 창구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Uninterrupted는 스포츠 팬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 팬들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싶어하고 그들의 생각, 행보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Uninterrupted가 선수들을 중심으로 컨텐츠를 제작하고, 끊임없이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사업임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처음의 영상을 다시 보면, 르브론이 어린 여학생과 함께 월마트에 가서 학교의 친구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너가 직접 골라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다.

기존의 방송사를 통해서 이런 활동을 했다면, 형식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을 선수들이 직접 한다는 데서 차별성을 두고 있다. 팬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Uninterrupted는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통해 공개되는 다양한 컨첸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시리즈 중 하나인 The Sixth Sense는 같은 팀에 소속된 두 선수가 나와 주어진 질문들에 서로 대답을 하며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시리즈이다. 언론사와의 인터뷰가 아닌 선수들끼리의 대담이라는 점에서 유튜브 컨텐츠다운 가벼운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또 다른 컨텐츠를 보자. 스포츠 선수들 뿐 아니라 미 프로스포츠와 강하게 결부되어 있는 힙합, 팝 스타들도 등장한다. 루다크리스와 21Savage, 줄리오 존스가 나와 서로를 인터뷰하는 Who interviews Who 시리즈이다.


Wale과 전 골든스테이트 소속 Nick Young의 토크쇼 영상도 있다. 이 토크쇼 역시 uninterrupted에서 만든 컨텐츠. 주제는 미국에 현존하는 차별 및 인권 문제이다.

사회적인 주제를 스포츠 선수들과 엔터테인먼트계 유명인사들의 입을 통해 듣고 생각할 기회를 가져본다는 것은 상당히 신선하고 새롭다.



르브론은 끊임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자극한다.

전세계를 돌며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에게 More than an Athlete 정신을 불어넣으려 한다.

이 영상에서 르브론은 한 비공식선상에서 스피치를 하고 있다. 요점은,

그동안 우리(스포츠 선수들)가 언론사에 너무 지나치게 interrupted되어 왔다는 것. 언론들은 선수들의 말을 듣고 싶은 대로, 해석하고 싶은 대로 왜곡하여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왔다는 것. 이제는 하고 싶은 말을 No Filter로 할 수 있게 이 플랫폼을 만들었고, 선수들은 언제든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스포츠를 소비하는 팬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가 커리어내내 주장해오고 있는 그만의 철학이다.

그렇게 이 Uninterrupted 채널을 위해 선수들이 점점 본인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했고, 팬들과 더 가볍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 등의 현대 미디어를 이용한 현명한 시도가 아닐까 싶다. 최근에는 힙합스타 Drake와 함께 Uninterrupted Canada로 확장시켰다고 한다.


최근에 국내에서 화제가 되었던 유튜브 영상이 있다. 전 프로농구선수이자 현 유튜버 및 방송업계로 발을 내딛고 있는 하승진 선수의 개인채널에 올라온 영상인데, 한국농구의 실태에 대해서 하승진 선수가 여과없이 의견을 밝혔다.

영상이 올라온지 1달 여만에 벌써 2백만 뷰를 돌파했고, 주요 언론 스포츠 뉴스들에도 이미 등장하였다. 이렇듯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선수들의 목소리가 점점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렇듯 개인 유튜버에서 은퇴한 선수, 혹은 커리어 말미에 있는 선수들을 통해서만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Uninterrupted의 확장성을 보면 이것이 비단 국내 스포츠 만의 문제는 아닐 뿐더러, 선수들을 위한 창구가 열리고 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느낌이다.


Uninterrupted가 State Farm, Chase and Patron등과 브랜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빠르게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이는 Uninterrupted의 목표와도 연관되어 있다.


각 시리즈들과 Uninterrupted 브랜드의 목표는 단순히 선수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제공하라고 독려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대신 더 나아가 선수들을 위해 뜻이 맞는 기존의 혹은 신규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선수들이 더 체계적인 플랫폼 하에서 More Than An Athlete 정신을 실현시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함에 목표가 있다. 선수들보다 더 큰 단위의 브랜드, 기업들이 싣어줄 수 있는 힘이 분명 있고, 그들에게 '옳은 가치'를 제시하면서 파트너십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나이키와의 협약을 통해 여성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얻게 되는 불이익에 대해 Nike의 힘을 빌려 관련 규정들을 수정하고 불공정한 처우를 개선하였다. 이런 한 걸음 한 걸음이 분명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We like to always find the athlete connections and bring them to life,” stated Senior Director of Client Solutions Matt DeMartis. “It’s finding the right forum.”


선수와 팬들 간의 커넥션, 선수와 선수간의 커넥션, 선수와 브랜드 간의 커넥션을 위해 Uninterrupted는 만들어졌다. 말그대로 Right Forum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뉴미디어다. 선수들이 직접 만든 이 뉴미디어를 통해 선수들이 언론의 불균형한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공인으로서의 책임과 동기부여를 다 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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