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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전 Nov 28. 2023

안 해도 되지만 하면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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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의 우선순위를 나누는, 저만의 기준을 생각해 봤어요.

> 당장 해야 하는 시급한 일

> 안 해도 되지만 하면 좋은 일

> 새로운 영감을 주는 창의적인 일


 알고 보니 비슷한 생각이 이미 존재했더군요. <기획은 2형식이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책에서 기업의 문제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봤습니다. 

 > 발생형 문제: 매출 하락, 과잉 재고, 사고 발생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

 > 탐색형 문제: 브랜드 이미지 개선, 생산성 향상 등 개선 가능한 문제.

 > 설정형 문제: 신사업 개발, 블루오션 전략 등 미래 시점을 바라보는 문제


 저자는 당장 엎질러진 물만을 닦는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문제가 없어 보여도, 발생형 문제만이 가시적으로 보여도 그 이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했죠. 또는 발생형 문제를 수습하면서도 해결 방안을 확장해 탐색형, 설정형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기를 권했습니다.

 저도 요즘 이 통찰과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무조건 해야 하는 과제만을 하며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면, 그 이상을 하는 것이 두려워지죠. 억지로 일단 '안 해도 되지만 하면 좋은 일'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버겁게 느껴져도 나중에는 그럭저럭 하게 됩니다. 그럼 성장하는 것 같아요.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당장 필요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필수적인 과제가 끝난 다음 글을 쓰려하면, 귀찮아서 쓸 수가 없게 되죠. 그래서 과제하기 전에 글을 씁니다.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문제는, 글을 쓰는 시간이 새벽 2시 반이라는 거죠. 과제는 도대체 언제 시작해 끝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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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함은 참 어렵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자 다짐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주말에는 조금 쉬는 게 맞지 않나 자기 합리화를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만 쉬려 했는데 토요일까지 쉬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정말 무책임한 놈이죠? 

 왜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겠다 다짐했냐면, 유튜브 '장사의 신'의 영상을 봤거든요. 그 채널의 동영상을 보면 하루 종일 가게에서 일하며, 손님을 모으고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장님들이 나옵니다. 하루에 12시간, 16시간씩 끊임없이 일하는데 월세도 못 내는 경우가 허다하죠. 돈이 부족하니 직원도 쓰지 못하고, 혼자서 노동력을 충당하며 버텨냅니다. 삶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버텨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꾸준히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꾸준함에 대한 경험이 쌓이고 태도가 훈련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것 같아서 열심히 하려 합니다. 그런데 또 머릿속 반대편에는, 빈둥대고 쉬엄쉬엄 하려는 또 다른 자아가 있죠. 저는 이 두 자아 중 한쪽을 편애할 생각이 없습니다. 열심히 하고 싶은 것도, 좀 게을러지고 싶은 것도 모두 제 모습이겠죠. 한쪽을 부정한다고 일이 해결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균형을 잡은 게 주말은 쉬고, 주 5회 글을 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정도도 충분하다고 누군가 말해줬으면 싶네요.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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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친하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자주 마주치는, 모르는 사람과 지인의 중간 정도인, 인사는 하지만 그 이상 대화하기엔 뭔가 어색한 사이의 사람을 부르는 말'

 이미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 같은데, 외국에는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런 묘하게 어렵고 어색한 관계가, 인간관계가 피곤하다고 느껴지는 주원인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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