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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버금 Sep 12. 2024

흐물흐물 풀어지고, 녹아내리는 거 어떤데.

knock-down, 땡땡땡땡!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냥 누워 있고 싶다.


불볕더위도 제 풀에 꺾인

이 시점에

나는 매우 지쳐있다.

과정을 즐길 수는 없을까.


성과를 목표로 두는 순간,

결과를 바라는 순간,


사람은 조급해지고

멋없는 인간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의 성취도 없이

계속 나아가는 일은...


너무 고단하다.

매우 막연하다.


이 막막함이

수렁의 깊이를 더하는 것 같다.


늪에 빠진 이 기분은

뭐랄까.


무겁다.


온몸을 두들겨 맞은 채로

시체처럼 누워 있는 것 같다.

어디선가

K.O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하지만,

눈을 떠보면 아무도 없다.


주먹을 휘두른 자도

소리를 내지른 자도

없다.


이 없음(無)이

다시 일어날 힘을 앗아간다.


아무도 찾지 않고,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무기력을 가중시킨다.


녹다운된 권투선수는

바닥에 녹아 붙은 스스로를

어떻게 떼어내나?


패배를 인정한 뒤,

다시 훈련에 임할 힘을

어디에서 얻나?


에휴...


풀을 먹이자.

빳빳하게.


자꾸만 흐물거리는 몸에

풀칠을 해야 한다.


하지만

풀을 쑬 힘도 없다.


어쩌나, 어쩌나.


뭔가를 이루어냈다는

글을 쓰고 싶다.

힘들다고 징징대는 글 말고.


하지만,

징징이 주변엔 사람이 없다.

있던 사람도 떠나간다.


(당연한 일이다.

모두가 사는 게 힘들고,

꽃노래도 2절이면 족하다.)


그래서

대나무 숲에 외치는 걸로

조금 풀어보려 한다.


ps. 당분간은

바닥에 붙어 있어야겠다.

추석 전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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