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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권 Apr 11. 2024

괴물들에게서 자신을 지키는 사람

험담을 향락하는 것은 고문을 애호하는 것과 같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단체에서는 항상 파벌이 생긴다. 규모의 크고 작음은 관계없이 사람들은 뭉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성향이 일치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기보다는 스스로가 속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무리에 끼어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혼자라는 두려움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크기가 다른 톱니바퀴들이 모여 좋지 않은 소음을 유발한다. 앞서 말했듯 사람이 모이는 단체에서는 필연적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파레토의 법칙은 여기서도 나타나는데, 무리를 만들지 않는 사람은 아주 극 소수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제대로 일 하는 사람 또한 구우일모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세상의 진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한 무리가 효율적인 협업을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훌륭한 사람조차 그저 그런 무더기에 속해있으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하향평준화 된다. 따라서 사회적이라고 일컫는 인간은 단체 속에서 또 다른 집단을 나누고 여러 차례 무리를 바꾸어가며 쓸모없는 무더기로 향하기 마련이다. 혼자서 성과를 낼 수 없는 사람이 여럿 모여봤자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나의 부서에 단일한 집중력으로서 협동이 된다면 당연히 외따로 고군분투하는 것보다는 높은 결과물을 배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상황이지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협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무리 전체를 잘 둘러보고 자신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적확하게 인지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쓸데없는 사생활을 공유하지 않고 일터에서는 오직 일만 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무리가 형성되어도 상관없다. 그것이 이상적인 회사 생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 하지만, 그런 것은 꿈에서나 나타나는 일이다. 실제 높은 능률로 일을 지속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괴물들에게서 자신을 지키는 사람은 과묵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디에서도 타인의 이야기를 즐기지 않는다. 또한 직접 듣거나, 본 것이 아니라면 믿지도 않는다. 굳이 그런 쓸데없는 소문에 시간을 낭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아서 척지는 사람이 적고, 자신의 사생활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소문의 중심이 되지도 않는다. 그렇게 스트레스받을 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한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빠른 시간에 파악하고, 무리하지 않으려 한다.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의 체력과 회복능력의 수준을 인지한 후 실행에 옮긴다. 타인의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길을 걷는다. 조언은 말 그대로 도움으로 두고 선택은 스스로가 내린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남에게서 찾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책임으로 볼 줄 안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이것은 유능함과 무능함은 관계없다. 그저 자신에게 집중하고, 타인의 시선과 말을 완전히 배제할 뿐이다. 그저 거울 속에 있는 사람의 표정을 잘 살피고, 자기 전에 속삭이는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것이다. 스스로를 수호할 수 있는 힘은 오롯이 나와 사랑하는 사람에게 집중할 때만 생성된다. 타인에게 매몰된 사람에게는 낡아빠진 나무방패 조차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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