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원 × 정재인
봄날의 햇살 같은 잔잔한 위로
빛을 포착하는 김제원과 빛을 그리는 정재인의 첫 만남은 봄날의 햇살 같았다. 둘 사이를 잇는 지인이 있어 서로의 존재는 알았으나 적극적으로 만날 생각은 없던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자리에서 김제원과 정재인은 서로가 서로에게 밝고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리라 직감했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을 연결하던 새끼손가락 실은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이윽고 예술적 교감을 나누는 부부 아티스트 활동이 시작되었다. 작업 이야기를 나눌 때는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약간의 질투심이 생길 정도로, 어떤 주제를 바라보는 둘의 시선이 일치해 가끔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고. 하긴 결과물만 놓고 보면 김제원의 사진과 정재인의 그림 모두 각자 스타일대로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사실이다. 패션 사진가라는 수식어 때문에 김제원의 사진은 날카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의 개인 작업에는 빛의 율동이 따스하게 담겨 있다. 또 정재인의 붓 터치는 수려하진 않지만, 그녀의 네모난 세상에는 포근한 감성이 녹아 있다. 그런 두 사람이 ‘John & Jane Studio’를 결성해 이따금 협업을 선보이는데, 사진이라는 기록에 그림이라는 기억을 덧입힌 것이 자못 담숙하다. [2022.12]
“표현하고 싶은 미적 아름다움에 자신의 관점과 지향점을 더하는 것이 진정한 사진가 아닐까요. John & Jane Studio를 통해 제가 느낀 감흥과 재인 씨의 힐링 포인트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_김제원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하는 편이에요. 누군가 제 그림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모두가 힘든 요즘, 제 작업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니 참 감사한 일이죠.” _정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