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세이노의 가르침
요즘 핫한 책 <세이노의 가르침>을 샀다. 없어서 못 구하는 책이라고 유명한 이 책이 다시 출간되자마자 인터넷, 유튜브에서 핫한 이슈로 떠올랐고, 요즘 독서에 빠져있는 나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결제를 했다.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7천 원이 넘지 않는 가격. 심지어 전자책은 0원이다.
이 책은 사실 약 15년 전, 내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에 삼촌이 읽어보라며 나에게 주셨던 책이다. 앞으로 대학생이 되고 사회에 나가 성공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라는 몇 마디 조언과 함께 받았던 기억이 난다. '독서'라는 것과 거리가 멀었던 시기에 받았던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이 기억에 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임팩트 있는 책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정확히는,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럼에도 삼촌이 했던 얘기가 신경이 쓰였는지 대학생활 내내 내 자취방 책꽂이에 항상 꽂혀 있었다. 구권 지폐가 신권으로 바뀌던 무렵에 마지막으로 모아놓은 구권 새 지폐를 고이 꽂아둔 채로.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세이노라는 사람은 추정 재산이 1000억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쓴 책이라면 당연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구매를 했지만, 이 책을 받아 들고서 먼저 15년 전에 내가 이 책을 왜 안 읽었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우습게도 결론은 '직장인 삼촌'이 준 책이어서 그랬을 것이라는 것. 달리 말하면 독서라는 것에 흥미가 전혀 없던 나에게 책도, 책을 준 사람도 임팩트가 없었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인생을 살고 싶으면 읽으라며 책을 선물해 주신 삼촌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별로 와닿지 않았고 그저 수많은 자기 계발서 중에 하나로 치부해 버렸던 것 같다.
책을 아직 읽어보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도 전에 나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말이나 글에 임팩트가 있으려면, 다시 말해 영향력이 있으려면 먼저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19살의 나에게 '직장인 삼촌'은 영향력이 미미했고, 그래서 난 이 책을 다시 읽는데 15년이 걸린 것이다. 평범하게 살고 계신 삼촌을 폄하할 생각은 1도 없다. 직장인으로서 나름 성공한 삶을 살아오셨고, 그래도 우리 집안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나에게 임팩트가 없었다는 부분이 새삼 와닿을 뿐이다.
내가 하는 모든 말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우선 내가 성장해야 하고 '최대한'이라는 인간 자체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yes24에서 보내온 택배로부터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