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으로 석사 학기가 끝난 2015년 겨울부터 2016년, 2017년, 2018년까지
매해 자소서 폴더에 연도는 늘어났고, 그 안에 파일은 늘어나고 있었지만
여전히 나는 안정적인 '정규직'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나마 석사 후 연수연구원이라는 타이틀로 있었던 그곳에서 2년이 지나면 2년을 더 연장하여 일할 수 있기는 했다.
일은 너무 편했고 시간은 남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남는다고 회사에서 공무원 준비라던가 다른 공부를 하기는 좀 그랬고,
집에 가서 공부를 하자니 내 의지는 바닥이었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두자니 당장 돈이 문제였다.
주임연구원이라는 타이틀로 월급을 받다 보니 만약 일을 그만둔다면 생각보다 많은 돈을 포기해야 했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이 들었다.
그리고 2018년 8월 딱 2년을 채운 시점에 나는
편하고 쉽고 생각보다 돈을 많이 주는 '계약직'자리를 끝내고
자발적으로 '학생'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아니라 국비 학원에 다니는 학생으로
앞으로 내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계속해서 정규직 도전에 떨어지기도 하고 제대로 된 직업을 갖고 싶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는 제 역량을 키워서 그만큼 대우받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요'
'편한 일. 물론 좋지만 뭔가 제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아기도 낳고 싶은데. 경력단절이 최대한 없었으면 좋겠어요'
'늦게까지 일하고 싶어요'
'안정적인 직장이면 너무너무 좋지만 그게 안된다면 젊었을 때라도 바짝! 벌고 싶어요' 등 등
지금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던 건지
내 주변에 IT 개발자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에게 IT 개발자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솔깃했다.
'개발자는 처음엔 잘 못 벌더라도 잘만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어!'
'아기 낳더라도 프리랜서 자리 많아서 일 할 수 있어!'
'나이 많은 분들도 여전히 일하고 계셔'
'일자리 많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 비전공자로 늦게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아' 등의 말을 들었다.
그렇다고 당장 그만두고 변경을 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인생을 바꾸는 큰 결정일지도 모르니까.
나는 도전을 잘하는 편이지만 겁쟁이이기도 하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테스트해봐야 했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
우선 혼자 인터넷 무료 강의를 찾아 JAVA 기초 강의를 들어보기로 했다.
열심히 찾아보니 경기도 지식이라는 홈페이지에 무료 강의가 있었다.(그때 당시는 홈런)
물론 2021년인 지금은 프로그래밍 붐으로 인해 무료 강의가 훨씬 많아졌다.
https://www.gseek.kr/member/rl/main.do
생각보다 할만했다.
근데 인터넷 강의니까. 그리고 Basic 이니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공기관 정규직 도전을 바로 놓아버리기 싫어서
그래 이건 나중에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취준생 생활을 했지만 되는 게 없었다. 하아.,,,
결국 개발자가 내 길인가? 싶어서 스스로를 테스트해보기 위해 학원을 다녔다.
2017-09-30 ~ 2017-12-16
그래. 여전히 나쁘지 않네. 싶었다.
그리고 2018년. 계속해서 도전해보자!!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자소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끝까지 되는 것은 없었다.
결국 퇴사를 앞두고 2018-07-09~2018-08-30까지 학원을 한 번 더 다녀보며 퇴사를 결심했고
2018-10-19 ~ 2019-05-15 인 약 7개월 간의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업인
국비 학원을 등록했다.
장수 취준생이라는 이름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마음이 가벼워졌지만
이게 맞는 선택이어야 할 텐데.
이제 나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데.라는 또 다른 불안감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뭐 어쩌겠어.
2년 더 연장하고 꿀 빨면서 편하게 살 수 있는 걸 포기하고
새로 도전하기로 한 거. 한 번 해보자!!!!!!!!!!
그때는 내가 이렇게 개발자에 만족하며 살게 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