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2가 드디어 끝났다. 사실 빛과 그림자 파트2로 넘어오면서 작품을 띄엄띄엄 봤다.
그래도 큰 무리가 없었던 것이 도대체 왜 10부작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갈정도로 일일드라마 처럼 질질 끌어서였다. (이건 필자의 의견이고 댓글에는 더 길게 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어쨌든 필자가 봤을 때 5부작으로 해도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이야기인데 왜 10부작이 필요했는지는 미스터리다.
작가는 연인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리워하고 사랑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정말, 꼭 쓰고 싶었던 거 같다. (그걸로 질질 끌었다.)
아니면 파트2를 해야하다보니 10부작 정도는 해야하고 분량 채우기를 위해 불필요한 질질 끌기가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해피엔딩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30부작을 해놓고 활극에서 비극으로 끝내는 건 정말 양심이 없는 행동이다.
다행히도 작가는 그 마지노선을 잘 지켜주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지적할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필자가 띄엄띄엄 보게 된 이유는 여주인공이 바뀌어서였다.
여주인공이 웬만하면 안 바뀌었으면 좋겠지만 스토리상 필수적이라고 판단했을 때는 이전에도 말했을 듯이 2명이 한사람이라는 거에 대한 공을 들여야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매우 불친절하게도 파트1에서도 파트2에서도 그러한 과정들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파트1에서 무덕이 얼굴에 계속 낙수가 겹치게 보이게 한다던가하는 그러한 것들을 할 수 있었음에도 안 했다.
그리고 덩그러니 여주인공이 바뀐 채 파트2에서 3년후로 뛴다. 작품 시기상 3년 후로 전개된 것, 그리고 실제로 파트1이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파트2가 방영된건 굉장히 영리한 전략이었다.
기억이 희석되면서 여주인공이 바뀌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파트2 진부연은 파트1무덕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얼굴만 다른 게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그래서 필자는 전혀 집중하지 못했다. 시청률을 보면 나름 파트1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기에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납득을 하거나 아니면 납득까진 아니어도 그래도 참을만하다고 생각한 거 같다.
그런데 필자는 그게 안 됐다. 처음에는 고윤정이라는 배우가 해석하는 캐릭터가 달라서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작가, 감독, 배우가 아예 두 캐릭터의 동일성을 고의적으로 배제시킨 느낌이 났다.
얼굴도 바뀌었는데 캐릭터의 동일성마저 사라졌고 그래서 필자는 집중할 수 가 없었다.
고윤정 배우는 정말 예뻤고, 낙수의 얼굴에 진부연의 신분을 가진 캐릭터도 사랑스러웠다.
그렇지만 그뿐이었다. 앞에서 말한 저런 장치를 하나도 안 했으니 필자는 연기톤을 최대한 맞춰야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도 무덕이처럼 더 보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작가가 원하는 서로 못알아보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하느라, 무덕이하고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됐다.
정말 너무 불친절하다.
드라마를 띄엄띄엄 보다보니 완전하게 이해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그리고 진부연은 왜 낙수한테 몸을 준걸까? 본인 소명이 끝나서? 그런데 분명히 앞에서는 여러번 사라진다고 하지 않았나.
또 있다.
결국 진부연=진설란이었지 않는가.
얼음돌에 진설란이 떠나지 않았고, 그래서 얼음돌의 힘으로 불렀을 때 진설란이 들어온 설정이다.
그러면 진설란은 진부연이 되면서 얼음돌에서 완전히 떠난게 아닌가. 그런데 욱의 환혼을 막는 장면에서 왜 진설란이 등장한걸까.
그때 무덕이는 정신을 잃은 상태도 아니었다. 추혼향에 진부연의 혼이 덧씌워져 있었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게 세상에 다시 얼음돌을 꺼낸건 진부연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니까 그 이후 만들어진 추혼향은 진설란의 혼이 진부연한테 들어간 상태에서 만들어진 거란 말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건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