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11월 말 정도에 국립 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개관 이벤트로 무료입장이었습니다.
21년을 기준으로 현재는 유료 입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장료 5천 원으로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충분히 좋은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주차장도 넓고 무료이며 세종 호수 공원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국립 수목원 내에 있는 온실을 모아둔 관람관입니다.
초겨울이라 수목원 내 앙상한 나무들만 보입니다.
온실 안으로 들어오면 볼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러나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사람들이 많아서 여유롭게 즐기긴 어려웠습니다. 줄을 지어서 물 흐르듯이 계속 걸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관람객 분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추셨는데, 함께 온 사람들끼리 사진을 찍으려면 뒷사람이 관람 중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진 촬영도 관람 흐름의 분위기를 살펴야 할 정도로 매우 붐볐습니다.
수목원의 사전적 의미는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여러 나무를 수집하여 재배하는 시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온실 안으로 들어가면 출입금지 구역은 마치 아픈 동물들을 동물원에서 별도 공간에서 관리하듯이 직원 분들이 그 문을 통해 식물 화분을 나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개관 초기이기에 몇몇 식물은 식물명과 설명판이 없었습니다.
학교에 있으면 계절에 따라 식물도감을 들고 학교 주변 식물들을 살펴봅니다. 저는 과학 전공이 아닙니다. 또한 국어와 미술처럼 과학을 별도 연구를 한 경험도 없습니다. 그래서 식물도감을 찾아다니며 식물에 대한 지식을 찾아보는 것이 왜 의미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비. 전공의 경우 아주 사소한 것도 의의를 부여하고 학습목표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모하기라는 간단한 활동을 전공에서는 기억을 증진하고 비가시적인 독서 과정에 대하여 사고 과정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또한 과정 평가의 하나이자 포트폴리오의 구성요소로 볼 수 있기에 메모 활동을 강조합니다. 과학 교과 또한 단순 행동에 대해 전공의 관점에서 여러 의미부여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
제가 식물도감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식물 자체에 초점을 두기 보다, 읽는 것(정보 습득)을 도와야 하는 관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손바닥만 한 도감을 주고 곤충이나 식물을 찾아보게 하는 것은 사물에 대한 구분 능력을 길러주기 위함입니다.
학생들은 움직이지 않는 식물보다 곤충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움직임에 더 감각 기관을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졸리고 무엇인가 할 때는 졸리지 않은 일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것과 연관 지어 움직이는 모습에 집중을 하다 보면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식물보다는 곤충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개별적 특성으로 관찰하는 활동에 흥미가 있다는 전제.)
곤충을 잡아 와서 도서관 내 있는 도감을 살펴봅니다. 그러면 저 또한 아이들과 함께 물방개와 물장군의 차이를 그림을 보고 살펴서 구분을 합니다. 그리고 최종 결과를 함께 내립니다. 이 결정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확한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림과 실제 곤충 사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식물들에 대한 활동도 동일하다고 봅니다. 과학 전공에서 식물과 곤충을 통해서 얻으려는 교육 목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독서(정보 습득과 활용)를 지도하는 입장에서는 관찰력을 가지고 구분하는 판단 능력 증진이 된다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한 추가 내용은 별도로 빼서 추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친구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대한 유용성 여부에 대한 대화를 한 경험이 있고 이를 근거로 할 때, 짧게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왜냐하면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을 추려내는 것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상생활에서 도감과 실제 곤충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분함은 두 자료를 비교, 지문과 보기를 연결시키는 활동까지 이어지는 연습이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식탁에 식물들이 올라옵니다. (물론, 본래의 모습을 잃었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면 가로수가 있고 건물 사이 좁은 공간에 놓인 화분에도 식물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목원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람마다 나름의 찾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일상과 다른 체험을 하기 위해서 수목원을 찾는다고 봅니다.
만약 식물들에 관심이 있어서 다양한 식물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내가 먹는 나물에 대하여 검색하고 요약 메모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변에 흔하게 보는 식물들에 대해서는 별도 설명을 찾아보는 일은 드뭅니다. 그런데 수목원에 가면 평소에 하지 않던 식물에 대한 설명 팻말을 사진으로 찍고 멈춰 서서 읽어보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수목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아빠와 엄마 아이. 또는 연인 그리고 친구 등 다양한 무리를 지어 관람을 합니다. 이를 근거로 수목원의 사전적 의미인 연구나 관찰 목적으로 찾기보다는... 일상과 다른 공간에서 좋은 추억과 체험을 하기 위해 수목원을 찾는다고 봅니다.
내재된 지적 만족을 위해 수목원을 찾는다고 봅니다. 그 안에는 새로운 앎에 대한 욕구도 있을 것입니다. 친구들 중 같은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영화를 2D 3D 4D IMAX 상영관에서 보고 기념품을 받아가는 이벤트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고 봅니다. 책의 경우도 같은 책을 반복해서 보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고2에게 책을 여러 번 보는 이유를 물으니 볼 때마다 새롭다고 합니다. 아마 영화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른 듯합니다. (이 외에 초4학년 학생도 한 책만 계속 보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수목원을 찾는 이유도 이와 유사하다고 봅니다. 크게 '식물 모아둔 곳'이란 인식으로 본다면 평소에 보던 식물과 보지 못했던 식물들이란 큰 관점에서만 볼 것입니다. 하지만 마치 아이에게 장난감 상자를 주면 일정하게 나눠 일부만 가지고 놀 듯이, 본능적으로 식물이란 한 카테고리 안에서 일정하게 나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환경 속에서 평소에 보던 것과 다른 것을 알게 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니 수목원을 찾는다고 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어진 수목원의 분류를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는 안내 팻말을 보거나 그 옆에 있는 같은 모습인데 다른 종류의 식물을 보면서 새로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마치 책과 영화를 여러 번 보는 사람이 볼 때마다 새롭다고 하듯이 맨날 본다고 생각한 우리 주변의 식물들도 비슷한 종류의 식물들을 모아 두고 알려주니 새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여담으로 책을 읽고 중요한 것을 추리라고 할 때,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내용 선택을 중요 내용 추리기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를 포함해서 생각한다면 수목원을 찾는 이유는 이러한 우리 안에 잠재된 지적 만족감을 채워주기에 찾는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또 다른 근거는 사진을 찍는 행동이 있습니다. 대상 식물만 찍는 것이 아니라 관련 설명이 있는 팻말도 함께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식물이 예쁘다는 의미를 부여해서 기록하고 싶은 심리와 함께 그 식물에 대하여 알고 싶다는 마음에 설명 팻말도 함께 찍는 복합적 사고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봅니다.
놀이동산이나 산, 다른 레저를 즐길 곳이 아닌 수목원을 택했다면 그곳들과 다른 특징이 수목원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특징은 다양한 식물들에 대하여 알 수 있는 효율성의 작용도 하나의 구성요소라고 봅니다. 앎이라고 하는 것이 오래 기억되려면 주의를 한 후 기억하고 이후 그것을 여러 번 재생해야 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경험이 단기 암기를 위해서 입으로 중얼거리거나 침묵 속에서 외워야 할 프린트물을 보고 다른 곳에 시선을 돌렸다 다시 프린트물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더 계획적이신 분은 망각의 속성을 이용해서 3일 이내에 시간을 마련해 다시 숙지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러한 인위적인 숙지가 아닌 식물들에 대하여 평소에 관심 가지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고 설명이 적힌 팻말과 지인과 대화하기 위한 과정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인위적이지 않은 앎의 연속 작용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앎을 위한 배움이 수목원이란 공간에 모두 집약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해당 내용을 찾아볼 필요가 없이 모여 있으니 그중에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만 골라서 숙지하고 화제 삼아 이야기 나누고 사진 찍어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식물에 대하여 한 곳에서 알 수 있는 효율성을 지니고 숙지하는 방식에서도 안내판을 읽는 것. 검색하는 것, 이야기 나누는 것 등 다양하고도 자연스럽게 숙지하는 환경이 조성된 곳이라고 봅니다.
쉼의 의미로 수목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례를 가장 마지막으로 뺀 이유는... 실제로 휴식을 취한다면 동네 뒷산 중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로 빠져 잠시 앉아 있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은 수목원을 비용을 지불하고 쉬기 위해 간다는 것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목원 내 온실과 전시 공간을 제외한 많은 곳에 앉아 계시는 분들을 통해 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쉼이란 것은 단어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단순한 쉼은 아닌 듯합니다.
수목원을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다가 쉬는 것과 할 것이 없어서 쉬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전자는 쉬고 싶은 사람의 의지가 반영되었다면 후자는 무엇인가 하고 싶은데 쉬기에 의지에 반대되는 쉼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근거로 생각하면 수목원에서 쉼의 의미는 넓은 수목원을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과 그에 따른 실천 중에 힘들어서 자신의 선택으로 쉬는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의미가 있는 쉼이라고 봅니다.
수목원을 벗어나 더 크게 보면... 일상 중에 자신의 의지를 조직에 맞춰야 하는 일의 연속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중에 걷고 싶으면 걷고 보고 싶으면 보고 앉아서 쉬고 싶으면 의자에 앉아 다니는 사람을 보는 자신의 의지를 마음대로 하는 것에서 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마다 수목원을 찾는 이유는 다를 것입니다.
5천 원이란 저렴한 비용, 주차장 무료, 앎과 쉼이 있는 이곳에 날이 풀리면 제가 본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기 위해 다시 방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심 속에서 인위적이지만 자연을 보고 수목원 거닐기가 끝나면 바로 세종시의 평준화된 식당(프랜차이즈)을 찾거나 평준화되지 않은 식당(세종시 외곽의 도시 조성 이전의 낡은 음식점)을 찾는 즐거움을 선택할 수 있는 여행지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