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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 쓰기: 안전과 혐오 그 사이에서

by 기록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에듀테크라는 단어 아래 많은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에듀테크 활용 시간을 산술적으로 조사하더니 최근 24년 2학기에는 에듀테크 관련 실제 활용한 도구들을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개별 도구들을 익히고 수업 진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적용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이것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해는 없습니다. 다만 인간 집단이 어디서나 소수는 움직이고 다수는 가만히 있고 또다시 소수는 조직의 진행에 어려움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어느 집단이든 일정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고 누가 빠지더라도 신기하게 그 총량은 잘 맞춰지며 조직은 돌아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퍼즐 조각들의 조립 중 생각이 막히기에 배낭에 물통을 넣고 마냥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기분전환을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여학생을 통해서 즐거웠던 기분은 현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변했습니다.


방학 중에는 본가에 있고 본가는 초등학교를 둘러싼 아파트 중 하나입니다. 제가 배낭을 메고 집으로 가기 위한 횡단보도에 서 있으면서 우측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보였습니다. 이미 인터넷으로 사전 학습이 되어 있기에 저는 횡단보도의 끝에 있는 신호등 기둥 옆에서 신호를 기다렸습니다. 그 여학생은 잠시 뒤를 돌아 저를 보더니 다시 앞을 봤고 이후 길을 빠르게 건넌 후에 뛰어서 아파트 쪽문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상황에서 그 학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비언어에서 드러나는 메시지에... (비언어로 제시된 메시지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지만) 저는 복잡한 머리를 식히고 상쾌했던 기분을 잃었습니다.


이 현상은 이미 일어난 일이고 그 학생이 뒤를 돌아보고 급하게 뛰어간 것이 상대방에 대하여 특별한 메시지를 주려한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일어난 현상이니 이에 대하여 다양하게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것이 인간이 사고하는 기본 본능에 충실한 행동인지 아니면 유희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 모든 것의 복합일 수도 있겠지만 이 일로 인해서 생긴 감정의 변화는 이것에 대하여 특별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우선 파악이 가능한 제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미 많은 남성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여성분들의 의견을 숙지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을 보면 여성분이 뒤에 누군가 있으면 무섭기에 급하게 간다고 합니다. 그것에 대하여 우스개 소리로 앞에 여성분이 생각보다 빨라서 남자인데도 제치지 못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남성분들은 여성분들이 남성이 뒤에 있을 때 감정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서 가거나 기다리거나 빠르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주로 언급되는 저녁의 상황이 아니라 낮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횡단보도 끝에 있는 신호등에 서서 최대한 어린 학생과 거리를 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가 해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에 대한 현재 분석 관점은 교육의 관점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누구나 받는 안전 교육에서 부모님과 선생님을 제외한 어른은 우선 경계의 대상으로 설정됩니다. 물리적 힘과 이것에 대한 차이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어린 학생들이 코끼리나 말과 같이 크고 힘이 강한 동물들에 대하여 무서워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호랑이와 같은 동물도 고양이와 같이 친근한 동물과 연계하여 그 위험성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물리적인 크기나 힘의 차이에 의해 발생한 두려움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음으로 흔히 말하는 외모에 따른 호감도 문제입니다. 앞서 제시했듯이 호랑이의 경우 본성 자체가 위험함에도 고양이와 같은 유사한 외모와 많은 캐릭터로 그 본성과 다르게 학습이 됩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다수 범죄자는 남성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호랑이보다 위험하지 않지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이러한 사전 학습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당시 상황이 건너편에는 아주머님 한 분과 그분의 아들로 보이는 어린 학생이 있던 상황임에도 뒤돌아서 저를 보고 급하게 신호가 바뀌자마자 쪽문으로 뛰어간 것을 근거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한편 외형적인 측면에서 동물 실험을 했을 때 동물들 또한 인간의 기준에서 미인인 여성에게 더 호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에서도 외모가 중요하고 호감과 관련된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언급하는 상황입니다. 현재까지도 인기를 얻고 있는 런닝맨이란 프로그램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구성원들에 대한 외모 순위를 게스트들에게 요청하는 것, 양세찬과 유재석이란 연기자가 인기를 빼고 외모만 보자고 할 때 호감에서 자주 양세찬 연기자가 선택되는 상황도 그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예능 작가들의 재미를 위한 구성이라고 본다면 실제 사회 현상을 떠올리면 됩니다. 많은 이들의 호감을 얻는 연예인들의 경우 그들의 외모가 큰 영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피부과와 같은 분야에서 피부과 진료가 불가능하고 미용만 가능한 의사가 많음을 뉴스에서 다루기도 합니다. 이러한 수요는 외모에 대한 다수의 요구와 외모로 인해서 형성되는 영향력을 고려했기에 그것을 중시하는 경향성의 반영으로 보입니다.

말이 길었지만 정리하자면 제 외모가 호감을 줄 수준이 아니었고 이에 그 학생은 기존에 학습했던 범죄자의 이미지와 남성이라는 제 속성을 유추해서 위험할 것이라 판단하고 이에 기다리는 동안 돌아봄을 통해 제 위치를 파악하고 거리가 있음에도 빠르게 뛰어서 갔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말만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했지만 모두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댓글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 중에 있는 사항들입니다. 그렇다면 매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우리가 안전 교육이라고 교육하는 내용 중에는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인간에 대한 특히 남성에 대한 잠재적 범죄자 설정과 혐오가 내재된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의견을 제시해 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여성과 단 둘이 같은 방향으로 갈 때 상대가 자신을 불편해한다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비언어적 메시지는 의미를 전달한다고 교육합니다. 다만, 그 메시지는 상대에게 자신의 의도와 다른 메시지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런 메시지를 줬을 때,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오해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붙잡고 말하는 것은 그 상황 맥락에서 적합하지 않은 행동이고 그렇기에 암묵적으로 오해가 풀렸다고 지나가는 순간 서로 인식하면서 한편으로 빠르게 지나간 사람에게는 평소에 그 길을 지나다니던 것과 가른 감정의 변화가 작용합니다. 어쩌면 많이 민감해진 지금 시대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이것 또한 하나의 폭력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만약 상대 여자 아이가 사회적 학습과 학교 정규 교육과정 중 안전에 대한 학습을 통해 저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인식하고 도망치기 위해 빠르게 뛰어간 것이라면 그것을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할 때 여기서 교육이 이뤄져야 그 아이가 바람직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비언어적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 낮이란 상황이었고 건너편에 아주머니와 아이도 있었다면 그런 상황에서는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을 해서 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적정 수준에서 관리되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머리로는 분명 비언어적 메시지가 상대가 의도한 것과 다른 의미를 줄 수 있다느 것을 알 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통해 분위기와 비언어적 메시지를 읽어내는 정확도가 높아지기도 합니다. 제 경우 이 상황은 저에 대한 학생의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뜻하지 않게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러 나가고 그 목적을 이뤘지만 집으로 들어오기 전 신호등에서 뜻하지 않게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고 그것이 동인이 되어 이렇게 글로 당시를 다시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우연히 이 글을 보시는 분은 가볍지만 사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이야기에 대하여 또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에 대하여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 제안을 드립니다.


- 즉흥적 쓰기는 고의로 퇴고를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논리성이 부족하거 거칠지만 상황에 대하여 진실하게 접근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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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3월 2일. 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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