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해부학(&기능해부학)
배우고나서 알게된 것들 : 내 부상의 원인과 예방방법. 혹은 그에 대한 힌트들.
가장 기대했던 과목이었다. 실제로 내가 몸을 쓰는 동안 자주 다치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 생소한 학문이기 때문에 가장 잘 까먹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가장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내가 자주 불편했던 부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수련할 때 차투랑가단다사나, 시르시아사나, 다운독 등의 팔을 뻗거나 어깨 힘을 써야하는 동작 때 나는 등 혹은 승모근이 굉장히 아팠었다. 왜 아픈지 몰랐고 안 아프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몰랐다.
위의 아사나들은 어깨나 팔꿈치, 손바닥으로 바닥을 밀어내는 힘을 잘 써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날개뼈를 몸통으로 붙여내는 움직임과 힘이 필요하다(전인). 여러가지 근육과 힘이 쓰이겠지만 나에겐 전거근을 쓰는 힘이 특히 부족했었다. 광배근이 나름 탄탄하다고 자부했던 터라 그게 왜? 했었는데, 전거근은 광배근과 다르다. 그것 때문에 능형근 컨트롤이 잘 안됐다. 컨트롤 유무는 신경까지도 문제를 바라볼 수 있기도 하고. 이렇게 내 부상의 원인 혹은 부상이 될만한 요인들을 유추하거나 찾아낼 수 있었다.
요가가 추구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기준에선 요가는 철학과 원리를 영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많았다. 에너지가 밖으로 방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다를 잡는다, 쿤달리니를 깨워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 등등 요가의 색깔이 명확하다. 이것으로 내 전거근 능형근의 움직임을 어떻게 유추해내겠는가?
그렇기에 해부학이나 기능해부학은 비교적 현대적이고 이성적인 학문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요가를 운동적으로 접근한 관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가가 추구하는 명상, 해탈 등의 도달점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명상, 해탈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수단을 선택하였으니, 몸이 잘 부상없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치면 요가도 못하고 집중 명상 해탈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