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미쓴 일단 해봐 Sep 02. 2024

다시 좋아질거라고 믿기 전에

파워 J가 가장 두려워하는 예측의 실패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심박 수가 빠르게 올라간다.

자는 동안 잊고 있었던 온갖 일들이

잠에서 깨어나자 바로 머릿속을 복잡하게 휘감는다.


마음이 괴로운 이들이

잠으로, 술로 도피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쨌든 잠시라도 잊고 있어야 덜 괴롭다.


올해 초,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왔다.

야심차게 도전했던 일들은 수익은커녕 계속 비용만 늘어났고

(대출로) 마련했던 원금은

언제쯤 회수할 수 있을지, 아니 회수가 가능하기나 할지 알 수 없었다.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과거의 내가 행동한 결과가

현재의 나를 이렇게 붙들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한 시간이 멀다 하고

계속해서 불안과 두려움이 찾아왔다.


사진: Unsplash의Startaê Team




성공과 실패란 뭘까?

성공은 내가 의도한 대로 일이 되는 것을 뜻하는 걸까,

아니면

어찌 되었든 나에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뜻하는 걸까?


큰 일을 겪으면서,

성공이란 고정되어 있기보다 움직이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기에 따라, 관점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마음속 용기의 그릇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1억을 투자하여 5천만원이 된다면,

손해를 봤으므로 실패에 고통스러워할 것이다.

시간이 흘러 원래의 가치를 회복하고

더 나아가 1억 5천만원으로 상승하면,

이제는 성공이 된다.


하지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1억에서 5천만원으로 반토막이 난 그 순간에는

가격이 더 내려갈지, 올라갈지 알 수 없고

지금의 손해가 꼭 영원할 것만 같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성공과 실패는,

어쩌면 객관적인 가치 못지않게 다분히 심리적인 상태에서

나오는 결론일지 모른다.


언젠가 가치를 회복하고 상승할 곳을 선택했다면

버텨내는 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지금 포기하면 실패, 버텨내면 언젠가 성공일테니

불안과 두려움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예상하고, 예측하며 애를 썼다.

시나리오를 만들어 부정적인 상황을 대비한다고 했는데

내가 예상한 '최악'의 범위를 벗어났다.

돌이켜보니 부족한 경험이 결과를 낙관적으로 보게 하기도 했다.

계획을 벗어나자 불안감이 몰려온다.


언젠가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좌절의 시간을 충분히 겪을 필요도 있다.


그러고나면

더 단단해져서

버티는 힘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지금 그 길에 있다고 믿어본다.



표지사진: UnsplashThe New York Public Librar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