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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Nov 24. 2023

기다리던 착공과 바닥 만들기

집 짓기의 시작. 가장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나아가길

그토록 기다리던 착공계가 나온 6월 9일은 마침 금요일이었다.

토지 매수를 위한 계약이 작년 10월이었으니

무려 8개월 만에 공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건축인허가가 4월 초에 완료되었으니 그로부터도 두 달이 걸렸다.

시간이 흐르는 것은 언제나 건축주에게 불리하다.

이자 비용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퇴근길,

그동안 속 썩으며 애태웠던 스스로에게

잠시라도 조용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 조금 일찍

남산으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남산 둘레길을 통하면 집까지 1시간 반에 올 수 있다.


이번 단계가 또 한 번 무사히 지난 것에 감사하며

어찌 되었든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가고 있으니

점점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결과물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되뇌었다.

과도한 기대도, 불필요한 좌절도 필요치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가장 자연스러운 속도로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가기를 소망하며 그렇게 걷고 또 걸어 집으로 향했다.




2023년 6월


6/9 착공신고필증 발급

이 한 장의 종이를 받기 위해 간절히 기다렸다.

결과물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일단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앞의 일들은 모두 잊혀졌다.


6/12 터파기

바로 당일이라도 움직이기를 바랐지만,

주말인 토요일에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조용히 쉬는 이웃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았다.

시공사의 의견대로 다음 주 월요일,

고대하던 첫 삽을 떴다.



6/13-14 지반공사와 버림콘크리트

지내력테스트를 통해 우리 토지의 보강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비용은 들어가겠지만) 다행히 하루 만에 보강공사를 마쳤고,

잡석 다짐을 하고 버림콘크리트를 타설했다.

버림콘크리트는 기초의 철근 배근을 하기 전,

말하자면 바닥의 바닥인 셈이다.



6/17-28 기초 철근 배근 및 기초 콘크리트 타설

이제 1층의 바닥이 될 기초를 만들게 된다.

바닥 철근을 배근하고, 콘크리트를 타설.

1층의 벽을 세우기 위한 거푸집이 올라간다.


착공이 언제 시작되는지를 열심히 기다렸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일주일도 안되어 건물 바닥이 생겼다.

기다림 때문인지 골조공사의 진행이 되고 있는 자체가 감사하다.





작년 10월,

토지를 계약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무리 늦어도 3~4월에는 착공을 하게 되리라고 기대했다.

그 이유는 건물의 벽을 세우는 골조공사를 하는 시기가

장마기간을 만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여름에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역대급 장마", "극한 폭우"...



가장 피하고 싶었던 일이

골조공사 시기에 장마를 만나는 것이었는데

바로 그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부디 주중에는 맑고 주말에만 비가 오기를 바래본다. 말도 안 되지만...)


생각해 보면,

집을 짓는다는 1년이 넘는 이 프로젝트는

중간중간에 다양한 난관을 만날 터였다.

그리고 이미 초반에 몇 개를 만나기도 했다.

다행히도 아주 치명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하고

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중이다.

날씨도 뭐 그렇지 않겠는가?

뭐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그날그날 운에 맡기는 수밖에.


어쨌든 공사가 시작되었음에 감사하고,

앞으로는 가고 있다고 믿는다.

부디 안전하게 다치는 사람 없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기를.

어렵게 도전을 시작한 이 시간이

선물 같은 미래를 현재로 만들어주기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표지사진: UnsplashBouka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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