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ing sun
나는 대체 내 눈으로 무엇을 본 것이지
다시금 새롭게 건강하게 예전처럼 살아 갈 수 있을까 또다른 전환점을 맞이 하는 기념으로 쉼호흡을 하고 재미있는 일을 겪었다고 이야기 하면 된다
재미있는 일을 겪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이 꽤나 우습고 재미가 있었다
난 높은 곳에 올라타기에 작은 몸을 가지고 있다
재미있는 일을 겪었다
재미가 있고 미끄덩 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나는 돌아가는 길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짜증을 내며 땡볕을 걸어갈 것이다 카페 창 밖에 햇살을 두려워 하며 밀크티를 쭉 들이켰다 돌아가는 길엔
지하로 가야지 너희는 밤이 되면 땅 속으로 기어들어가겠지만은 나는 이른 새벽에 해가 뜨면 지하에 긴 터널을 달려나가는 것이다
좋은 구경을 했다. 니들 펄럭이는 돈자락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지폐를 구겨쥐고는 건네며 그냥 이거 다 가지세요. 하던데 그 애는
다음날 결국 집에 가지 않았다 .
어 . 이상하게 오른쪽 조수석 차문이 열렸고
덜컥 하고 손목이 얇은 길고 하얗고 매끈한 어떤 여자가 내리는 걸 나는 보았다 .
그때 왼쪽 차문에서 내린 그 애는 펄럭거리는 쨍한 감색 남방을 걸치고 있었는데 기가 막히게 광이 났고 또 왠지 모르게 더워보였다 나는 너희가 가지고 있는 엄마가 사준 비싼 차 아빠가 사준 비싼 옷 그런건 잘 모르겠고 저렇게 한 낯 가벼워 보일 수가 있나 하고 곧있음 날아가고 흩어질 것 같은 그 애를 보고 부러워 해야 하는 건가 잠시 고민하고 돌아나왔다.
동이 트는 새벽에 택시 안에서 플랜카드를 봤는데
그 구의 지역 의원 후보 기호 3번 이름이 이산하 였다 . 그건 내 이름인데 .
내가 지은 내 이름도 어차피 누군가의 이름이겠구나 . 서운해하면서
좋은 구경을 했다 . 좋은 구경을 했다 . 되뇌이며 생각을 했다 .
보드카를 병째로 입에 부어주거나 .오늘 처음 본 모르는 친절한 남자는 담배 한개비를 빌려다 주거나 . 얼음통에서 제일 깨끗한 잔을 골라 보드카를 따라주었다 .
으악 . 이게 뭐야 너무 써 라고 하면 옆에서 또 다른 놈이 남은 오렌지 주스를 마시던 잔에 주륵 부어주거나.
아주 당연한 일들이 괴기스럽게 스모그를 태우고 있었다 .
손을 잡길래 잡지 말라고 했다 그거 너네도 알지 너네는 너무 가벼워서 부러워 . 그리고 다 똑같이 생겼다 어떻게 그게 진심이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를 또다시 고민했다 정말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땡볕을 걸어가면서 계속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이제 놀랍지 않은 일들이 늘어간다 . 이제 놀라지 않을 것 같아 .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은 한살 어린 친구 한테 자랑 을 했는데 속으로 이게 자랑이 맞나 . 했다 .
그들은 그렇게 살더라 . 라고 말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인데
그것들은 모두 나의 것이 아닌데 . 하긴 나의 것이 아니라서 마냥 재미가 있었지 .
그 장면이 자꾸만 뇌리에 스치는 것은 괴롭지만
빨리 잊을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