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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근몬스터 Nov 19. 2021

키와 연애의 상관관계

왜 유독 내 연애를 걱정할까요?

처음 쓴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유독 지금까지 키와 관련해 들었던 소리 중 '듣기 싫은 말 1위'를 꼽아보자면, "남자친구/애인 사귀기 힘들겠다~"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보다 키 큰 남자들을 '몇 번' (솔직히 많이는 본 적 없다.) 보았지만, 그 남자들은 절대 주위 사람들에게 "너 그렇게 커서 어떻게 연애할래?" 라는 소리는 들어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키 큰 여자'인 나는 그 말이라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러브 콤>이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 키가 너무 커서 고민인 여자 주인공과, 키가 너무 작아서 고민인 남자 주인공은 친구인데 서로의 키를 가지고 마구 헐뜯다가 여자는 갑자기 남자를 좋아하게 된다. 키로 인해 고난과 역경은 살짝(?) 존재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컴플렉스를 이해하고 사귀는 것으로 결실을 맺는다. 이 영화 속 '키가 너무 커서 고민인' 여자 주인공조차 키가 170cm로 등장하는데, 중학생 때 이미 170cm를 넘겼던 나로써는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던 것이다. "나도 쟤처럼 170cm만 됐더라도..."나 "나도 내 키마저 사랑해주는 남자친구를 언젠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다소 철없는 생각을 꽤 자주 했었던 것 같다. 


그냥 쉽게 말하자면, 내 키는 내 연애에 걸림돌이 아니었다. 많은 남자친구를 만났던 건 아니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제대로 된(?) 연애를 바탕으로 생각해 봤을 때 '키'로 인해 뭔가 문제가 있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항상 평탄한 연애 생활을 했던 건 아니지만 둘 사이의 다툼이 생기거나, 헤어지게 된 이유는 성격 등의 문제였지 나의 외모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걸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렸던 건 아니지만, 그렇게 빠르지도 않았다. 


자신들도 깨닫지 못하겠지만 몇몇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키 큰 여자는 연애하기 힘들다"거나 "키 큰 여자는 이성에게 인기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성에게 인기가 많아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참 당황스럽다.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는 거의 4년 가까이 만나고 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더 이상 내 연애사와 남자친구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지만 (원래 연애는 인간사든 무소식이 희소식이니까), 나를 안지 얼마 안 된 사람은 내가 연애를 한다는 걸 알면 꼭 궁금해하고는 하더라. "남자친구분도 그럼 키가 크시겠네요?"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왜인지 모르게 삐딱하게 답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는 나는 별 수 없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네네~"하고 말겠지. 


더 이상 사람들이 키 큰 여자의 연애에 궁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짜고짜 "연애하기 힘들겠다~"라는 걱정을 가장한 오지랖도 그만 부렸으면 좋겠다. 모든 여성들이 연애하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내 큰 키는 그런 오지랖을 듣기 위해 큰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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