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만 하는 여자

by 난주

쇼핑 같이 가자.


나는 쇼핑메이트로 제법 인기가 있는 편이다.

잘 익은 수박을 귀신같이 골라내고

정가보다 비싸 보이는 옷을 곧잘 찾아낸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만 하면

호갱님으로 변신한다.


상세 소개 페이지에서

모델의 발목을 살짝 덮었던 청바지는

나의 발목 아래로 한참을 내려온다.

(모델의 키가 176cm였음을 뒤늦게 발견한다.)


모바일 화면 속에서

벚꽃 같이 맑아 보였던 립스틱을 바르자

많이 피곤해 보인다는 걱정을 듣는다.

(차마 8시간 통잠을 잤다고 털어놓진 못한다.)


오프라인 쇼핑의 동반자

온라인 쇼핑의 호갱님

그 간극 사이에서 방황하던 나는

결국 당근마켓에서도

팔기만 하는 여자가 되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