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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Apr 10. 2024

안다≠가르칠 수 있다.

신한 커리어업 강의를 준비하며 느낀점



최근에 좋은 기회로 신한 커리어업의 직무강의를 다녀왔다. 늘 강의를 듣던 입장에서, 강의를 하는 입장이 되다보니 모든게 새롭고 어려웠다. 이번 글은 내가 강의 준비를 하면서 느낀점을 정리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충분한 준비를 위한 사전미팅

강의하기 2주 전쯤, 강의를 담당하시는 팀장님과 전화와 줌으로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 사전 미팅을 하면서 학생 수는 어느정도인지, 강의는 프로그램의 몇 주차에 진행되는지, 나를 제외하고 다른 강사들이 있는지 등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다. 나중에 강의를 하고 나서 느낀 건, 이 사전 미팅이 꽤 중요하다는 거였다. 내가 애초에 준비하려고 했던 포트폴리오 관련 강의는 다른 분들이 이미 계획하고 있었고, 이를 모르고 준비했다면 학생들은 비슷한 내용의 강의를 연달아 들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학생들의 난이도를 모른 채, 너무 어렵게 또는 너무 쉽게 준비하다보면 다 아는 내용이거나, 아무것도 이해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심지어 첫 강의였기에, 이렇게 미리 관계자와 미팅을 진행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하고 싶은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이 듣고 싶은 강의

신입으로 이력서를 한참 넣던 5년 전, 강의를 잘하는 강사와 그렇지 않은 강사의 차이를 꼽자면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가' 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나는 강의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 나의 취업 준비생 시절을 떠올려보며,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듣고 싶었던 건 크게 두 가지였다. 기업에서 뽑고 싶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과 실제로 실무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준비를 시작했고, 강의를 담당하시는 팀장님과 소통하면서 포트폴리오 2 : 실무 프로세스 8 정도의 비율로 강의를 준비했다. 다행히도 학생들이 듣고 싶어하는 부분과 잘 맞아 떨어졌고, 좋은 강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강의 시간 분배하는 법

 첫 강의를 연속 4시간을 진행했기 때문에, 강의 시간 분배에 오랜 고민을 했다. 생각해보면 대학교 전공 수업이 대체로 4시간이었는데, 대부분 실습 수업이어서 그나마 괜찮았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2시간을 실무 수업, 1시간 실습, 1시간 포트폴리오 팁 및 소개로 나누어 진행했다. 2시간 연달아 강의를 들어서 조금 피곤할 때 쯤 실습을 넣으니 적당하게 집중도를 분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강의를 하게 되면 생각보다 말이 빨라지거나, 장비 상황이 좋지 않거나 하는 이슈들이 계속 발생한다. 이를 감안해서 시간을 짜고 미리 모의 강의를 연습해두는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쉬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게 중요했다. 쉬는 시간 10분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다. 나는 45분 강의, 15분 쉬는 시간을 정했는데 다음 시간을 준비하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


강의 평가

내 강의에 매몰되다보면, 강의를 잘했는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애매할 때가 있다. 이 때 강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결과를 공유해달라고 하면 좋다. 나도 강의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강의 평가 시트를 공유해달라고 했다. 사실 강의평이 좋지 않으면 어쩌지, 학생들에게 도움이 안되었으면 어떡하지 싶은 마음으로 평가를 외면하고 싶기도 했는데, 결국 평가도 나를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피드백의 요소로 작용한다는 걸 알기에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객관적 강의 평가를 제외하고도, 학생들의 질문 갯수나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쯤의 반응을 보면 오늘의 강의가 어땠구나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안다≠가르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절실히 느꼈던 것은 지식을 아는 것과 내가 그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다른 문제라는 걸 느꼈다. 내가 아무리 잘 알고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그걸 남의 기준에서 타인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건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 내내 많은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이 부분을 느꼈고, 나는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한 켠에 있었다. 그래서 강의에서는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 중간중간 이해가 안될 것 같은 지점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낯선 용어들은 한번 더 풀어서 이야기하려고 했다. 사실 이렇게 하더라도 내가 전달하고 싶은 100%의 지식을 다 전달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70-80%는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마무리 하면서, 두근거리는 심장을 멈출 수 없었지만 동시에 드디어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로 이렇게 실현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내가 걸어온 길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취업준비가 얼마나 막막하고 기한 없는 일인지 알기에 학생들에게 내 강의가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바래본다.



신한 커리어업

https://careerup.oopy.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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