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앙상블-
몽마르트 언덕을 오르다 잠시 발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길게 나 있는 수평선. 그 아래로 펼쳐진 파리의 시내.
너에게 다시 가자고 말을 꺼내기 전에, 코로 두 폐 깊숙이 담았다. 파리의 푸른 하늘과 몽골 져 있는 하얀 구름들을.
언덕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선명하게 보이던 성당. 너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사크레쾨르 대성당이라고 알려줬다.
하늘과 맞닿을 것처럼 우뚝 솟아 있던 대성당. 수많은 인파로 인해 차마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외부를 잠시 구경한 뒤, 등을 돌린 너와 나.
언덕 아래로 펼쳐진 전경. 진한 초록색을 발하던 잔디밭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 핸드폰을 붙잡고 열심히 풍경을 담는 사람들. 그 사이에서 열정적으로 말을 거는 잡상인들.
모두 저마다의 예술 행위로 이 순간을 활용하고 있었다. 물론, 작은 사각형 안에 너와 풍경을 절묘하게 앙상블하려는, 나 역시도.
"저기 잠깐 앉아볼래?"
돌계단을 하나씩 밟으며 내려오고 있는데, 갑자기 어딘 가를 가리키며 말한 너. 손가락 끝에 걸려 있는 녹색 철제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저기?,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한 너.
알겠다고 말하고는 혹여라도 빈자리에 누가 앉을까 봐 서둘러 내려가 앉았다.
그런 내 모습이 너에게 어떠한 재미를 주었는지, 웃으며 맞은편 의자 앞에 선 너.
그리고는 너 역시, 나를 향해 작은 사각형을 들어 올렸다. 잠시 기다리라 말하면서 이리저리 구도를 잡는 너의 모습.
그 모습에 이번에는 내가 웃고 말았다. 찰칵.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들려온 셔터음. 여러 번 울리고 나서야 흡족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 내 옆에 앉고는 사진들을 보여준 너.
네가 갖고 있는 예술의 세계는 이렇구나, 느끼며 아주 잘 찍었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내 감상이 네 예술에 닿았을까. 내 왼팔을 감싸 안으며 작지만 울림이 강한 웃음소리를 들려준 너.
몽마르트르가 유명한 이유는, 예술가들의 동네였다는 글을 봤던 것 같다. 아니, 그냥 지금 내가 그렇게 느끼고 싶은 것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