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마크니(버터치킨)
일을 하다 보면 종종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둘릴 때가 있다. 나의 경우 대개는 바쁜 프로젝트와 다른 바쁜 프로젝트 사이, 이 이상한 기분에 먹혀버리고 만다. "하기 싫다. 하기 싫어 죽겠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 직전 나는 시지프를 생각한다. 무거운 바위를 산 위로 올려놓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는 계속해서 바위를 산 위로 올려놓으려 하지만 산 정상에서 바위는 굴러 떨어지고 만다. 그는 영원이라는 시간 동안, 이 형벌이라는 굴레에 메여 있다.
나는 항상 시지프의 영원을 슬퍼해왔다. 신화들은 그의 죄를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이제는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는 그의 죄를 신은 최악의 벌로 대답했다. 그때 알베르 카뮈는 말한다.
경련하는 얼굴, 바위에 밀착한 뺨, 진흙에 덮인 돌덩어리를 떠받치는 어깨와 그것을 고여 버티는 한쪽 다리, 돌을 되받아 안은 팔 끝, 흙투성이가 된 두 손 등 온통 인간적인 확신이 보인다. 하늘 없는 공간과 깊이 없는 시간으로나 헤아릴 수 있는 이 기나긴 노력 끝에 목표는 이루어진다. 그때 시지프는 돌이 순식간에 저 아래 세계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그 아래로부터 정점을 향해 이제 다시 돌을 끌어올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는 또다시 들판으로 내려간다. 바로 저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동안, 잠깐의 휴식 때문에 특히 시지프는 내 관심을 끈다.
이렇게 인간적인 모든 것은 완전히 인간적인 근원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면서, 맹목적이면서 보고자 원하되 밤은 끝이 없음을 아는 장님인 시지프는 지금도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 바위는 또다시 굴러 떨어진다.
카뮈가 말했듯이 부조리가 일상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나는 돌을 다시 굴리려고 산을 내려가는 마음으로 시지프의 행복을 느끼리라. 바쁨과 바쁨 사이의 짜증 대신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마음으로 부조리에 맞서야지.
그렇게 나는 그 사이를 요리로 메꾸었다.
그 잠시 동안 나는 생각한다. ‘냉장고에 무엇이 있지?’,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기억났다. 주말에 이태원 국제마트에서 산 버터 치킨 페이스트. 구글에 버터 치킨을 검색하며 나는 어떤 레시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좀 전까지 흑백으로 표현되었던 나의 지루하고 서글픈 일상이 여러 색의 물감으로 물들었다. 내가 맡게 될 향기, 보게 될 색깔, 느끼게 될 맛을 생각하면서 나의 모든 감각을 차근차근히 일깨운다. 이때부터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라 사실은 요리사인 회사원이 된다. 이것은 다시 돌을 올리기 전 속삭이는 나의 통쾌한 비밀이다.
버터 치킨이라고도 불리는 치킨 마크니는 1950년대 인도 델리에 있던 모티마할이라는 음식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남은 치킨에 토마토 그레이비, 버터와 크림을 섞다가 개발하게 된 음식. 우연하게 개발하게 된 음식이다 보니 내 방식으로 만들어 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터 치킨 레시피>
-재료 : 양파 작은 것 1개, 다진 마늘, 버터 치킨 페이스트(Asian Home Gourmet 브랜드 사용함), 타이 그린 커리(Roh Thai 브랜드 사용), 닭가슴살 3 덩어리, 후추, 큐민, 소금, 파프리카
1. 버터를 넣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2. 다진 마늘 1t와 버터치킨 페이스트를 같이 넣어 볶는다.
3. 타이 그린 커리를 적당하게 넣어준다.
4. 닭가슴살을 넣고 시즈닝을 한다.
5. 30분 정도 뚜껑을 닫고 익혀준다.
커리의 향신료와 타이 그린커리에 있는 코코넛 크림의 조화는 부드럽지만 강렬한 맛을 선사했다. 코코넛크림의 고소함이 혀를 감싸고 치킨 마크니의 향신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한 끼를 푸짐하게 먹었는데도 2번이나 더 먹을 양의 커리가 남았다. 부자가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