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뚜벅이 여행, 그 서막
김가네 면발로 할거야
어느 날 가족끼리 대화를 하다가, 엄마가 좋아하는 국수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는 나중에 가게를 하게되면 신경 덜 쓰이는 조그만 가게를 하고 싶디고 했다. 그 가게의 주 메뉴는 잔치국수이고, 멸치를 폭폭 끓여 만든 육수를 쓸 것이라고. 상호는 엄마의 성씨인 ‘김’을 따서 ‘김가네 면발’로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엄마의 말 센스는 타고나서, 종종 색다른 단어를 던져주곤 한다. 내가 요 몇년 동안 엄마와 함께 다녀온 뚜벅이 여행에 대해서 브런치에 글을 써보겠다고 했더니, 한참 있다가 “ <엄마와 두발로> 어때? 나는 <딸과 두발로>로 쓰고” 라고 했다. 안 듣는 것 같아도 곰곰 생각하고 정성껏 대답을 해주는 엄마가 고맙다.
‘김가네 면발’은 거의 십년이 된 단어이고, ‘엄마와 두발로’도 들은지 일 년이 넘어간다. 국수 가게보다 브런치에 글 올리는 게 빠르니 이제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 몇 문장이면 되는 일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린건지 모르겠다.
요즘 개리 비숍의 < 시작의 기술>을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는데, ‘생각이 내가 아니고 행동이 나’라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다. 머릿 속에 샐러드처럼 버무려진 온갖 목표와 행동들을 하나씩 떠올릴 시간에 하나씩 작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행동하고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