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고독-반드시 고독한 시간을 확보하자.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 혹은 부모 없는 어린아이와 자식 없는 늙은이를 의미하는 단어인 ‘고독’. 이 ‘고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일반적인 감정은 쓸쓸하다, 외롭다, 겁난다, 서럽다, 허전하다, 공허하다, 우울하다, 무력하다, 침울하다, 심심하다 등이다.
그럼에도 여자는 고독의 시간을 즐긴다.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홀로 음양탕을 마시고 홍차 마실 물을 끓이고 그리고 필사를 하는 그 시간의 고독함을 즐긴다. 어찌 보면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홀로 보내지 않기에 고독을 즐기는 건지도 모른다. 매일이 혼자이고 매 순간이 혈혈단신이라면 자칫 절망의 시간일 수 있는 고독을 이렇게 즐길 수는 없을 것이다.
고독은 상대적이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는 차단의 상태인 고립을 나 스스로가 하느냐 아니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타의에 의해서 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달라진다. 그 상황을 어떻게 누가 만드냐에 따라 긍정적인 감정이 될 수도 있고 부정적인 감정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쉼을 위한 고독의 시간은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강제 수용된 격리의 고독은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들게 한다.
코로나로 인해 강제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던 시절. 여자는 상실감에 우울에 시달렸고,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이 흐트러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안의 자아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상대적인 박탈감이 사라지면서 고독은 소외나 격리가 아닌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온전히 느끼고 즐기는 시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낸시처럼 한 손 위에 변화된 자신을 올려놓고 들여다보면서 여자는 이제 고독의 시간을 무서워하지 않는 자신을 만난다. 홀로 있었던 시간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것을 알게 된 덕분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음악을 듣고, 영화와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와 밥을 먹고 술과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웃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고,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독서가였다는 것과 여기저기 정신이 팔린 채 지냈던 삶의 방식과 그 시간 동안에도 행복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성경필사를 통해 얻었던 신앙 체험으로 고난을 견뎌낼 힘을 얻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읽고 쓰는 시간으로 묵혀있는 감정들을 해소하는 법도 알게 됐다.
여자는 고독으로 자신을 알아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