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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의 Konadian Life Jul 18. 2021

6월의 밴프(Banff)국립공원 (1)

록키 산자락

밴프에서 더위를 식히고 왔다.








4월에 캠프 사이트를 예약하면서 예상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며칠 동안 계속된 불볕더위를 피해 밴프로 때아닌 피서를 가게 되었다. 5월 말에도 한번 다녀왔지만 7월초 연휴를 그냥 보내기 아쉬운 마음에 캠핑을 다녀 오기로 했다

5월 마지막주 레이크 루이스 - 얼음이 얼어있다.
5월의 민네완카 호수는 완전히 녹아 있다.
지난 5월의 Two Jack Lakel

수요일 한낮의 온도가 40도에 가까운 절정을 찍고 나서도 열기가 식을 줄 모르던 와중에 미리 예약을 해놓은 밴프 캠프 사이트로 떠나기 위해서 아내는 집에서 데이홈으로 돌보는 아이들을 부모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금요일 오후에 조금 일찍 보내고 나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점심때까지 사무실 업무를 서둘러서 마무리하고 차를 몰아서 집에 도착하니 아직 2시가 안된 시간이다. 어제저녁에 미리미리 챙겨놓은 캠핑 용품과 먹거리를 차고로 옮겨 놓고 옷가방과 카약을 트렁크에 싣고 둘째를 기다렸다. 둘째가 동네 스타벅스에서 아침 다섯 시 반부터 시작했던 알바를 마치고 엄마 아빠가 밴프로 캠핑하러 출발을 한다는 시간에 맞춰서 집 앞에 차를 세운다. 잠시 우리가 없는 동안에 딸아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아내의 브리핑이 다. 해가 지는 저녁 10시경에 꼭 집 앞 화단 화분들, 뒷마당에 있는 화분과 꽃밭에 있는 깻잎화분에 물을 줘야 한다는 아주 중요한 전달을 마치고 나서 아내와 딸은 다시는 못 보는 사람들처럼 허그를 하고 서로 떨어질 줄 모르다가 딸아이가 차고 안쪽에서 문을 닫으면서 손을 흔들고 엉덩이 춤을 추면서 즐거운 건지 아쉬운 건지 모를 이별을 한다. 주말 오후에 중학생 과외와 일요일 아침에 스타벅스에서 알바를 해야 한다며 캠핑을 함께 가지 못한다는 딸아이는 아마도 엄마 아빠가 없는 시간에 제대로 자유를 누리고 싶은 모양이다.


집앞 화단과 화분들

골목길을 나와 집 앞 큰길 Rabbit hill road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잠시 RV Parking lot에 들러서 차 뒤꽁무니에 여행용 카라반 (트레일러)를 매달았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주행 중 사고예방을 하기 위해서 몇 가지 장치들을 부착하면서 안전한지 확인을 하고, 차와 트레일러의 흔들림을 방지하는 Sway bar를 연결한다. 트레일러의 높이가 2미터 이상이라서 운전 중에 트레일러 뒤쪽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보통은 앞에서 견인하는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큰 거울을 덧붙이는 방법으로 사용하지만 덧댄 거울이 진동이 심해 제대로 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3년 전 하드탑으로 트레일러를 바꾸면서 트레일러의 뒷면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운전석 앞에 모니터를 설치해서 운전 중에도 뒤쪽에 교통상황이 어떤지를 보면서 차선 변경을 하기 때문에 안전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5월 밴프 방문때 차도를 건너는 엘크로 잠시 정차중/  카메라 설치로 트레일러 후방 확인 가능 (사진왼쪽)

히치연결을 마무리하면서 정지등과 좌우 방향 지시등도 확인을 주차장을 나선다.


RV파킹랏에는 연휴를 야외에서 보내기 위해서 수많은 트레일러와 RV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출입문을 닫지도 못하게 계속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주차장 출입문을 나오는데 옆자리에서 일기예보에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도 비가 올 거라고 나와 있다고 몇 번씩 나에게 이야기하며 아마도 비 때문에 고생할 것 같다는 아내에게 예보는 예보일 뿐이라고 안심을 시키지만 나도 하늘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ㅎㅎㅎ 그래도 여행을 떠나는 것은 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오후 2시 30분 출발이다. 교통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에드먼튼에서 밴프 국립공원까지 4시간 30분에서 좀 천천히 갈경우 5시간 30분 정도 걸리니까 아마도 Tunnel Mountain Trailer Camp Ground에 도착 예정시간은 7시 30분에서 8시 정도가 될 것 같다.


Queen Elizabeth ll Highway로 들어서자 많은 차들이 무리 지어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간다. 자동차에 트레일러를 달고 운행을 하게 되면 연비가 꽤나 많이 떨어져 이동하는 중간에 Gas station 한두 번 더 들려줘야 한다. 운전을 시작한 지 30여 분이 지나자 오른쪽 왼쪽 할 것 없이 양쪽으로 유채꽃밭이 끝도 없이 펼쳐진 장관이 우리를 반겨준다.

Queen Elizabeth ll Highway 주변 풍경


크루즈를 켜고 차선 유지 버튼도 켠 다음 앞차와의 거리를 적당하게 맞춰 놓고 나서 이제는 네 맘대로 달려라 하면서 나의 애마를 믿고 운전대만 살짝 붙잡고 편안하게 앉아서 앞만 보고 달린다. 세상 참 좋아졌다.


결혼 후 큰아이가 태어나고 직장 생활할 때에 해마다 여름이면 강원도에 하계휴양소를 이용해서 휴가를 다녀왔었다. 요즘은 각자 시기를 달리 정해서 휴가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졌지만 90년대 말 여름휴가의 피크는 8월 첫째 주! 그리고 보통은 그 전주나 후주였다. 언젠가 한 번은 강원도 강릉에 있던 리조트에서 수원까지 무려 13시간을 운전한 적도 있다. 그것도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가다 서다를 무한 반복하는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것은 무릎관절이 내 것이 아 상태가 되어야 끝나는 고행길이 분명했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서 여름을 잠시라도 즐기기 위해서 매년 그 길을 다녔던 기억이 있다. 지금처럼 차에 크루즈 기능이 있었다면 운전하기가 얼마나 편했으랴마는 당시에 그런 기능이 없었고 생각도 못했었다.

레드디어 코스코 주유소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내려가다 Red Deer라는 도시에서 코스코 주유소에 들러서 다시 주유를 했다. 아내는 아침부터 먹은 게 없다며 코스코 푸드코트에 가서 피자와 치킨을 사 온다. 나름 저렴하고 맛도 괜찮은 편이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이제 남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를 내려가면 캘거리가 나온다.

Calgary는 서울에서 88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겨울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곳이기도 하다.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에드먼튼이 더 큰 도시였지만 올림픽 이후로 인구와 경제상황이 역전이 되어 에드먼튼이 앨버타주의 주도이지만 캘거리가 인구도 더 많고 경제규모도 더 커지게 되었다. 지금은 석유시장이 말도 못 할 정도로 나빠져서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한때는 앨버타주의 오일머니가 캐나다 경제를 좌우하던 시절이 있었다. 대형 오일 컴퍼니의 본사는 거의 캘거리에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에드먼튼이라고하면 거의 모르지만 그나마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에게

캘거리라고 하면 몇 사람은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올림픽의 영향이 크긴  모양이다.

캘거리에 못미처서 에어드리라는 동네를 지나던 중에 폭우를 만났다. 고속도로가 워낙 길다 보니 가끔씩 비가 내리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심할 때에는 트레일러를 달고 운전하기가 정말 힘이 든다. 다행히도 10여분을 내려가자 비가 그쳤다. 하지만 바람이 멈추지 않아서 뒤에 달린 트레일러가 움찔거리는 바람에 운전에 애를 썼다. 그래도 밴프에서 캠핑을 한다는 생각에 강한 바람도 이겨내고 길게 뻗어 있는 고속도로를 잘 달려 캘거리에 도착했다. 캘거리 북쪽에 있는 스토니 트레일을 타고 서쪽으로 달리다 잠시 주유소에 들러서 2차 주유를 다. 에드먼튼 휘발유 가격에 15센트가 올라가 있는 리터당 1불 30센트를 한다. 정유시설이 많이 있는 에드먼튼은 휘발유 가격이 캐나다 전체에서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주유를 하게 되면 그 비용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주유를 마치고 밴프로 운전대를 돌렸다.


스토니 트레일 끝에 다다르자 캘거리 올림픽공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봅슬레이 경기장이 산자락을 따라 하얀 지붕을 자랑하고 산꼭대기에서도 더 높이 치솟아 있는 스키점프대가 우뚝 솟아 있다. 지금은 시민들의 레크리에이션 공간으로 활용하고 어서 캘거리 시민의 체육공원이 되어 있다. 두 해 전에는 캘거리시에서 동계올림픽을 재 유치하자고 했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고 한다.

Calgary Olympic Park


캘거리를 벗어나 Banff를 향해 다시 북쪽으로 올라간다. 밴쿠버까지 연결되어 있는 Trans Canada Highway에 들어서자  고속도로 끝으로 멀리 산자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출발 전에는 비 온다는 일기예보로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록키산맥의 웅장한 산세가 보일 정도로 날씨가 좋아졌다.

 Trans Canada Highway
캔모어 입구에 들어서며

한 시간여를 달려 이제 Banff 국립공원의 입구가 위치한 Canmore에 도착했다. 지난 5월에 다녀갈 때만 해도 팬데믹으로 2020년 연간 패스 기간을 연장해준 덕에 5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어서 패스를 사지 않았지만 2021년 패스를 새로 구입했다. 캐나다 국립공원에서 성인 1인이 하루 머무는 비용은 $10인데 4인 가족이 1년 동안 사용이 가능한 패스는 $135이다. 성인 두 사람이 며칠 동안 머무는 비용이면 차라리 패밀리 연간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잠시 후 다섯 시간을 넘게 운전해서 밴프 국립공원 터널 마운틴 캠프그라운드에 도착을 했다. 밴프에는 캐나다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캠핑장이 여러 군데 있고 사이트도 몇백 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늘 자리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4월에 예약을 해서 사이트를 예약할 수 있었고, 드디어 오늘 트레일러를 몰고 5월에 이어서 다시 캠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불과 한 달여 시간 차이지만 캠프장 주변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산 정상에 하얗게 쌓여 있던 눈도 많이 줄어 있고, 밤공기도 조금 덜 춥게 느껴진다.

아내와 트레일러를 분리해 놓고 저녁 식사를 준비해서 간단하게 맥주도 한잔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Tunnel Mountain Camp Grounds

둘째날은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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