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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미 Sep 29. 2020

떠나지 못해서

여행사진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2년 가까이 친구들과 함께 모은 돈은 고스란히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아쉬움은 컸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다들 요긴하게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쓸 것이라 생각한다. 

떠나지 못하니 사진첩을 들춰보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토록 일상이 무료해질 수 있을까 싶다가도 어느 도시는 그래도 다녀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누구나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날이 차고 짧은 가을을 맞이하고 있지만 곧 겨울이 되어 더 추운 우리의 거리가 얼어붙어 마음의 거리마저 좁히지 않길 바라면서. 어떠한 하루라도 평안하길 바라면서.





창문 너머의 풍경을 보다가 문득 바깥에서 부는 바람을 느낀다. 창 너머 바람이 불고 있는지 아닌지는 사실 알 수 없지만 나는 바람을 느낀다. 날이 흐린 날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림에는 볕이 비춘 것처럼 창문에 반사된 빛을 그려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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