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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금비씨 May 20. 2024

되는 일이 없었다.

"번듯한 직장인은 무슨" 3-2편 변호사사무소.

우리 집만 이런 건지 다른 집도 그런 건지..

둘이서 교대로 계속 아프니...

너무너무 피곤하다...


5세되면 좀 덜 아프다고 하던데...

만 5세 말하는 건가..


모두들 건강 잘 챙기세요~






3. 세 번째 흔적-법률사무원

(3-2번째 이야기-변호사 사무소)


퇴사 직전 나에게 주어진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무얼 할지 고민한 끝에

엄마와 단둘이 해외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시간 상 유럽까지는 힘들기도 했고,

친구의 추천으로 대만으로 정했는데,

남동생과 아빠의 합류로 해외로 나가는

첫 가족여행의 시간이 생긴 것이다.


여기서도 한 사무장님의 불법행위로 인한

철컹철컹 의 문제가 있었다. 내가 퇴사의사를

밝혔던 시점과 맞물렸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이로 인해 변호사님의 업무에도 지장이

생겼고, 관련 사건 재판을 받아야 했기에,

참고인의 증언도 필요했던 시기였다.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현 상황에 대한 정리 및 증언을 위한

확답을 듣고자 했던 건지, 가족들과의 첫

해외여행을 만끽하던 그 시간에 내 폰은

정신없이 울려댔고, 기찻길 위에서 풍등을

날리기 바로 직전에 난 국장님 및 변호사님과

통화를 해야만 했다.(내가 느끼기엔

해외여행을 간 직원에게 굳이 급하게

전화를 할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 얘기도 아니었다.)


더 대박이었던 것은... 대만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공항에서 또 한 번의 국장님

전화를 받게 되었고, 집 앞까지 굳이

찾아오신다 하여 집에 가서 짐만 올려둔 채,

집 앞 카페에 나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또 한 번 듣게 되었다.


다시 일할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국장님의 말에

앞으로는 교대역이고 법원이고
그쪽으로는 쳐다도 안 볼 거예요.
물론 다시 이 일을 하게 될 일도 없고요.

 



원래는 재판에 참석하여 증언을 해야 했는데,

퇴사 이후라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결국엔 신분증 사본을 복사해 건네고,

이미 작성되어 있는 진술서를 자필로

작성해 제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 일로 인해 다른 사무장님도 퇴사를

하게 되었고, 기존에 접수된 사건들만

다른 직원이 마무리 짓고 개인회생파산업무는

아예 안 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법률사무원. 이것이야말로 꿈에 그리던

번듯한 직장인의 모습이었는데, 실상은 불법이 난무하여 평생 살면서 주변에서 한 번 볼까

말까 한 일이  3번이나 벌어졌다.(첫 번째 근무지에서도 같은 이유로 철컹철컹 의 문제가 있었다. 같은 팀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 와중에도 '이 정도 해 먹고 몇 년 살다 

오면 이득이다'...라는 생각이 깔려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웠고,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은 이 쪽 업계에 발을 들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을 하면서 제일 싫었던 게 무엇이냐면, 

안 그래도 쉴 틈 없이 바쁜 업무시간에

걸려오는 채권자들의 전화였다.

대부분은 채무자의  사건번호를 문의하는 전화였지만, 간혹 가다 자신의 화를 나에게

푸는 사람들도 있었기에 대출회사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난 너무 싫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내 핸드폰에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힌, 대출회사의 문자와

전화가 끊임없이 온 적이 있었다. 은행,

대부업체 할 것 없이 너무나 많은 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대출상담 문자와 전화가 와서 업무를 보기 힘들 지경이었는데, 대부분의

문자와 전화는  그냥 무시해 버리긴 했지만,

한 군데서 너무 끈질기게 연락을 해서

상황설명을 하고자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이 대출회사 직원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


혹시 원한관계를 가진 사람이 있으신 거 아니에요? 여기저기서 계속 대출상담전화와 문자가 오는 거면,
정말 일부러 그런 거 같은데요.


'아니, 내가 뭐라고.. 원한까지 살 일이 도대체 뭐가 있어. 지옥철에 몸을 싣고 꾀부릴 줄도 몰라서 숨 쉴 틈 없이 일만 하는구먼.'






이 와중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냐 하면,

여느 날과 다름없이 대출상담문자와 전화가

쏟아지는 와중에 갑자기 눈에 띈 문자 

하나가 있었다. 지역번호를 검색해 보니

제주도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였고, 이 번호로

지체 없이 전화를 걸었다.


이 분 이름으로, 은행이고 대부업체고 대출상담문자와 전화가 계속 오는데,
이 분이 번호를 잘못 입력하신 거 같아요.
지금 이것 때문에 일도 못 할 지경이에요.
죄송하지만, 이 분 연락되시면 상황설명 좀 부탁드려요.


정말 다행스럽게도 제주도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직원분의 도움으로, 이틀정도

지나니 내 번호와 한자리만 다른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본인이 바뀐 휴대폰번호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잘못 기재한 탓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그 많은 곳에 다 내 번호로 기재한 것이

진짜 실수라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지만,

그래도 좋게 마무리하기도 했고, 사과도

받았고, 더는 이런 문자와 전화에 시달리지

않았다. (대신 개인정보가 여기저기 유출된

탓인 건지 광고성 스팸문자가 너무 많이 와서 결혼식을 앞두고 무작정 전화번호를 바꿨다.

바뀐 핸드폰 번호를 알려야 하는 일이 조금

번거롭기는 했지만, 스팸문자와 전화에

시달릴 일은 거의 없어서 너무나 만족하며

지금도 같은 번호를 사용 중이다.)




 


이렇게 법률사무원으로 근무한 세 번째 직장인

변호사 사무소의 이야기도 끝이 났다.


다시는 이쪽 업계에 눈도 돌리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는 또다시 무언가를

배워야만 했다. 이번에는 또 무얼 배워서

직종변경을 했을지...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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