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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금비씨 May 02. 2024

되는 일이 없었다.

"번듯한 직장인은 무슨" 2-2편 법무법인.

벌써 5월이라니..

시간 참 빠르네.

이러다 또 금방 추워질 거 같은데..


우선은 더위부터 조심하는 걸로.






3. 세 번째 흔적-법률사무원

(2-2번째 이야기 법무법인)


나 혼자 변호사님, 사무장님 틈에서 야구장에

다녀온 이야기로 한동안 사무실이 시끌벅적

했다. 

약간 '쟤도 좀 특이한데?'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출퇴근시간만 왕복 3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그 와중에도 요가를 해보겠다고 아주 큰 맘

먹고 시작했다. 집 근처 지하철역 앞에 위치한

피트니스센터로 요가수업을 들으러 다녔는데, 퇴근 후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다 보니 살도

빠지고, 끝나고 나서 한 20분 넘는 거리를

걸어 다니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일  

같은 복근까지 생긴 상태였다.

(평생 다시는 볼 일없을 것 같은 내 복근...)


갑자기 요가 얘기를 왜 하냐면, 요가 때문에

여자과장 포함한 세 명이 나에게 보낸

화해의 제스처를 놓친 적이 있었고,

이 일로 인해 남자직원은 나를 엄청 네 가지

없는 사람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두 명의 여자직원은 고객들과 기분 나쁜 일이

생길 때면, 내가 고객들과 나눈 전화내용 중

에서 별 것도 아닌 일로 트집을 잡으면서

지적했고, 그럴 때마다 옆에서 남자직원은

두 직원의 말에 크게 동조하면서 한 술 더 떠

다른 말을 얹으며 내 심기를 어지럽혔다.)


나는 요가수업을 시간 맞춰 가야 했기에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퇴근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셋이서 퇴근시간이 되니 속이라도

한 듯이 나가더니, 갑자기 퇴근을 앞둔 내 앞에, 아까 나갔던 남자직원이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시간 되면 다 같이 밥을 먹자면서, 다른

두 명의 직원은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내 의사를 물어보고 데려오라고 했다고...'


그것도 셋 중에 제일 나이가 많은

남자직원을 시켜서...


그래서 나는 퇴근하고 바로 요가하러

가야 돼서 시간이 안된다고 단칼에 거절했고,

다음에 다 같이 밥 한번 먹자고 얘기했다.

(남자직원은 고민도 없이 단칼에 거절의사를

밝히는 내가 너무 별로였다 했다. 물론 나도

자기보다 나이 어린 여자직원 두 명의 비위를

맞춰주고, 심부름까지 하는 저 남자직원이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고)


내 입장에서는 너무 뜬금없기도 했고,

미리 약속된 것도 아니었으니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시작한 요가까지 빠지면서

그들의 초대에 응할 필요가 없었다.


셋이서만 휙 하고 나가버릴 때는 언제고,

왜 갑자기 저러는 거지? 싶기도 했고..


이후에 다 같이 밥 먹으면서 약간의

오해를 풀 기회가 있기는 했다.




 


사무실에 일은 항상 넘쳐났고, 두 집 살림

(법무법인에서 접수된 사건과 변호사사무소

에서 접수된 사건은 따로 처리해야 함)

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즈음 여자과장의

결혼 소식이 들려왔고, 다른 여직원도 갑자기

공부를 하러 간다면서 퇴사를 했다.


그렇게 서류 작성직원은 나와 남자직원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 이 많은 사건들을 처리하려면 하루라도 더 빨리 직원채용이 이루어져야만 했다.


나보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많은 여자과장님이

새로 들어오고  여자 신입 직원까지 채용되어

다시 네 명의 서류작성 직원 체제가 되었다.(국장님이 여자과장님을 채용할 당시만 해도

경력이 많아서 여러 사건들을 많이 다뤄본 줄

알았다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서 서류작성

직원들의 팀장 격임에도 불구하고 아는 게

많지 않아 여자과장님에 대한 사무장님들의

불신이 점점 커져만 갔다.)






여자과장님에 대한 국장님 및 사무장님들의

불신이야 내 알 바 아니고, 새로운 직원

두 명이 들어오고 나니 사무실 분위기도 한층

따뜻? 하게 바뀌었다.

모른다고 구시렁거리면서 지적하는 게 아니라 하나라도 더 알려주는 분위기가 되었달까.


내 원래 자리는 사무실을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송무직원 언니 옆자리였는데, 가끔 고객분들이 내방하시면 내 일을 하면서도

인사 및 커피와 같은 음료 대접도 같이 해야만 했다. (물론, 옆자리의 언니가 자리를

비웠을 때나, 변호사님과 국장님의 고객분들이 동시 방문 했을 경우에만)


그런데 나이 어린 신입 여직원이 들어오니

내 자리배치도 바뀌게 되었다. 바로 남자직원

옆자리였는데, 같이 일하면서 그동안

서로에게 쌓였던 오해도 풀고, 업무적으로는

도움도 주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기업회생파산 담당하는 남자 팀장님과

남자직원, 송무직원 언니, 신입여직원,

그리고 나, 이렇게 다섯 명이 퇴근 후

맛집탐방을 하러 다니면서 친목도모를 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법무법인 이야기.

법무법인 마지막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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