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삶의 행복
나는 당신의 팬이에요.
아, 내가 들어온 그 많은 말 중에
이보다 가슴 벅찬 세 단어가 있었을까요.
그 말이 내게 준 황홀함을 품어내느라
며칠 동안 나의 밤들이 어찌나 길어졌는지
해가 지고 노트에 글을 써낼 때면
아직도 펜 끝이 심박을 그립니다.
내 글을 전부 읽어보았다는
무척이나 부끄럽고 동시에 너무도 고마운 말.
매일같이 휘몰아치는 감정을 그저 쏟아내 적었던
그 어리숙한 표현들을 토닥이고 보듬어
날것의 나를 읽고 이해해 주었다는 뜻밖의 일.
글은 쉽게 쓰일 수 있지만
누군가가 읽어주어야 비로소 완성되잖아요?
나는 앞으로도 끝없이 살아내며
여전히 어설픈 표현의 조각들을 마음 따라 적어내겠지만,
대충 쓰여진 내 생각 뭉치도 아껴 읽으며
가치 있는 글로 대해줄 당신이 있음을 이제는 알기에
나를 이루는 경험들이 누군가에게는
제법 그럴싸한 글로 빛날 수 있음을 느낍니다.
내가 가치 있는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따스해진 마음을 만족스레 전할 방법이 없어서
당신이 완성해줄 거라 믿으며 나는
그저 이 밤에 또 한 편의 생각 뭉치를 적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