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 두부 구이 편
40대 혹은 50대쯤 되었다면 어렴풋이 기억할 만한 추억이 있다. 바로 동네 어귀에서부터 들려오던 두부 아저씨의 우렁찬 목소리. "두부 팔아요~ 두부~" 어머니께서는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나와 동생 밥상에는 꼭 올라오는 반찬들이 몇 가지 있다. 계란 프라이와 두부 구이. 지금도 한 끼 식사에 계란 프라이 3~4개쯤은 먹어치우는 내 동생은 계란 프라이를 좋아했고 혼자서도 두모 정도는 거뜬히 먹어치우는 나는 두부 구이를 좋아했다. 뜬금없이 먹고 싶어졌다.
추억의 반찬 두부 구이가.
1) 두부를 흐르는 물에 한번 씻어낸 후 키친타올 로 물끼를 꼼꼼히 제거해 주자. 물끼가 많이 남아있는 두부는 기름도 엄청 튈 뿐만 아니라 노릇노릇한 색도 잘 나오지 않는다. 겉에 수분이 없어야 마이야르 반응이 잘 일어난다. 꼭 꼭 눌러가며 물끼를 제거 해주자.
2) 두부를 원하는 크기로 썰어준 후 팬을 예열해준다. 예열을 하는 이유는 식용유를 사용할 경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불을 켜도 상관없지만 오늘 은 고소하고 또 고소하고 싶어 들기름 두부 구이를 할 참이다.
3) 팬이 달궈졌다면 들기름을 낙낙히 부어주자. 튀기듯이 구우려면 기름이 낙낙해야 좋다. 팬 또한 코팅 프라이팬 말고 무쇠 팬 혹은 스텐 팬이면 더욱 맛있는 두부 구이가 된다. 나는 무쇠 팬을 추천한다.
4) 들기름 위로 두부를 살포기 올려주고 두부 위에 맛소금을 솔솔솔 뿌려준 후 두부를 이리저리 휘 휘 팬 이곳저곳으로 움직여주며 구워준다. 두부가 팬의 뜨거운 쪽으로 이동하면서 들기름이 두부의 중앙 부분까지 흘러가는 효과도 있을뿐더러 팬의 뜨거운 곳으로 이동하면 마이야르가 더욱 빠르게 나타난다.
두부구이에 는 영혼의 짝꿍이 있다. 바로 양념간장이다. 1) 간장 1, 식초 1, 고춧가루 1, 다진 마늘 1/2 스푼, 참치액 1 티스푼 넣고 잘 섞어주면 아주 맛있는 양념간장이 완성된다. 나는 오늘 특별한 두부구이가 먹고 싶다. 그래서 영혼의 짝꿍을 버리고 두 번째 짝꿍을 만들었다. 바로 쌈장이다. 두부구이 위에 쌈장을 살포시 올리고 생양파 한 조각 올려서 먹어보시라!. 아삭 짭조름 고소 감칠 한 맛의 폭탄이다. 2) 된장 2스푼, 고추장 1스푼, 다진 마늘 1/2 스푼, 다진 청양고추 조금, 깨소금 1/2 스푼, 넣고 콜라 혹은 사이다를 조금씩 부어주며 원하는 농도가 될 때까지 잘 섞어준다. 콜라, 사이다가 없다면 달달한 음료수 종류 다 좋다.(오렌지 주스는 제외다.) 음료수도 없다면 물과 설탕 조합도 괜찮다. 특제 쌈장은 활용도가 넓은 소스다. 넉넉히 만들어두면 냉장고가 한껏 풍성해짐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 준비를 하면서 갑작스레 찾아온 추억 한 조각. 그 추억의 반찬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쌀밥 그리고 얼큰한 굴 순두부 짬뽕으로 풍요로운 저녁식사를 마쳐본다.
"아 배부르다."
재료 소개
1) 두부, 다진 마늘, 청량고추
2) 고춧가루, 통깨, 콜라, 참치액, 들기름
[이 글을 읽는 방법에 대한 설명]
1) 레시피 만을 원하신다면 빨간색 글 만 순서대로 읽어주세요.
2) 레시피의 스푼은 기본적인 밥 숟가락이며 티 스푼을 사용할 경우 별도로 티스푼이라고 언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