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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Dec 03. 2024

아삭아삭 구수한 된장 열무나물무침

여름철 푸른 채소가 귀할 때에는 열무를 주문하면 겉절이로 무쳐 먹곤 했다. 데치기도 아까워서 생으로 무치고, 양파까지 추가해서 양을 늘려 겉절이를 만들었다. 겨울에는 채소가 풍성하게 나오는 데다가 얼마 전에 김장김치까지 준비를 해서(직접 만들지는 않고 거들기만…), 김치가 풍년이다. 그러니 열무는 겉절이를 만들 새도 없이 냉장고에서 일주일 넘게 방치되고 있다. 열무된장국을 끓여도 좋지만, 배추된장국이 이미 냄비째로 있으니 국도 아쉽지 않다. 채소를 빨리 소비하려면 나물무침이 만만하다.


냉장고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누렇게 뜬 잎도 거의 없이 아직 싱싱하게 보관되어 있는 열무를 꺼냈다. 열무의 양이 꽤 많으니, 커다란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이면서 열무를 씻었다. 몇 번 씻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면서 찬물에 담가 뒀다. 물이 끓어오르면 열무의 뿌리가 아래로 가도록 넣고 뚜껑을 덮어 한소끔 끓인다. 열무는 질긴 채소니까 잠깐 데치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5분 이상 끓여야 식감이 편안해진다. 특히 겨울 열무는 뿌리 부분도 실하고, 이파리 부분도 짙고 뻣뻣하다. 잘 데친 열무는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빼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그리고 양념에 무치면 열무나물무침 완성이다. 양념으로 된장, 고추장, 생들기름, 매실청을 1:1:2:1의 비율로 섞어서 사용했다. 열무 양에 비해서 양념을 적게 넣었더니 간이 삼삼해서 푹푹 먹기에 좋다. 한참 데쳤더니 뿌리 부분도 잘 익어서 먹기 편하다.



아이들 반찬은 달걀 장조림을 했다. 냄비에 물과 달걀을 넣고, 물이 끓어오르고도 8분 정도 더 삶았더니, 달걀노른자가 적당히 잘 익어서 달걀 자체가 맛있다. 대파를 잘라 넣고, 간장과 설탕, 다시마 몇 장, 물을 넣고 깐 달걀을 조려서 달걀 장조림을 완성했다. 달걀 장조림은 달걀 껍데기 벗기는 게 일이라면 일이지만, 한 번 만들어 두면 며칠 동안 밑반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삶은 달걀 몇 개는 따로 빼서 에그마요를 만들었다. 당연히 에그마요는 자연식물식 음식은 아니지만, 아이들 간식으로 샌드위치를 만들 때 유용하다. 삶은 달걀을 손끝으로 대충 으깨고, 설탕, 소금, 후추, 마요네즈로 버무리면 완성이다.



자연식물식 147일째다. 눈이 다 녹아서 길이 미끄럽지 않으니, 등산을 갈 요량으로 아침을 넉넉히 먹었다. 평소처럼 배추물침치 한 대접에 과일(대봉감)을 먹은 데다가 군고구마까지 먹었다. 그러다 등산을 갈 시간을 놓친 바람에 등산은 못 가고 아침만 제대로 먹었다. 점심은 외식할 일이 있어서 월남쌈 샤부샤부를 먹었다. 오늘 만난 동행은 나처럼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편이라, 고기는 받지 않고, 채소만 받아서 월남쌈을 맛있게 먹었다. 간식으로는 카스텔라와 군고구마, 여러 가지 과일을 먹었다. 감기가 올 듯 말 듯, 목이 약간 컬컬한 느낌이 있지만 전반적인 컨디션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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