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혜진 코치 Apr 05. 2022

생각 정리의 기술 4단계

생각의 틀 바꾸기

인간은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생각으로 고통받는다.

- 에픽테토스(Epictetus)


세상은 위험한 곳입니다. 조심해야 하죠.사람들은 잘난 사람을 시기합니다.언제 어떻게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고 공격할지 모릅니다. 살아남으려면 내가 나를 잘 지켜야죠.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처럼요.
세상은 참살만 한 곳이죠.제 주변에는 저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고요. 사람들은 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싶어 하는 것 같아요. 혹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저는 잘 해낼 거예요.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요.


우리는 각자 자신과 세상을 보는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세상은 이런저런 곳이어서 나의 미래는 어떠어떠한 모습이 될 거야."

각자가 갖는 이러한 '생각의 틀'에 따라 세상은 살만하기도 또 삭막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상황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생각을 바꾸면 현실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잘 들여다보고 바로잡기를 반복하면 새로운 틀이 만들어지는데요. 세상을 살아내는 힘. 생각의 틀을 우리는 충분히 스스로 바꿔낼 수 있습니다.


생각의 틀을 바꾸는 과정은 크게 4단계로 나뉩니다. 먼저 감정 알아차리기. 다음에는 생각 알아차리기. 그다음은 그 생각 평가하기. 마지막은 더 나은 생각으로 대체하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은 우리를 설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반드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막무가내로 괜찮다 괜찮다 자기최면을 거는 것과는 다릅니다. 


또 이 작업을 할 때는 생각을 머릿속에 두기보다는 바깥으로 꺼내어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생각은 한순간에 왔다가 바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나도 모르게 지나갔던 생각을 내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감정의 변화를 느꼈던 그때의 상황과 감정과 생각을  피하지 않고 최대한 솔직하고 자세히 적습니다.


이때 사실과 생각, 감정을 분리하는 과정이 중요한데요. 사실이란 눈으로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CCTV가 그 장면을 녹화했다면 어떻게 찍혔을지를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어, 

사실 : 회의를 마치고 나온 팀장님이 서류뭉치를 책상에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습니다.  


옆에 있던 팀원이 깜짝 놀라 팀장님을 쳐다봅니다.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요?

감정 : 놀라고 겁이 나거나, 당황스럽고 화가 치밀어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돌아봅니다.

생각 : 내 보고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미간을 보니 나한테 할 말을 생각 중인 것 같은데.. 딱 보니까 그런데.. 어떡하지.. 곧 나를 불러 소리를 지를 것 같은데…


이제 그 생각을 평가해 봅니다.

옳다는 증거 : 지금 우리 팀은 모두 외근 중이고 사무실엔 나와 팀장님뿐인데…화내는 거 들을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그럼 나한테 화내는 거네….

틀렸다는 증거 : 이거 저번에 유튜브에서 봤던 인지 왜곡인가? 어쩌면 지금 나도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그러고 보니까 팀장님이 오늘 회의 들어가시기 전부터 좀 초조해 보였던 것 같네.


틀렸다는 증거를 발견하면,  즉시 대체할 생각을 찾습니다.

대안 생각 : 아.  일이  잘 안 풀려서 힘든 거지, 나한테 화를 내시는 게 아니구나.


이때 불안했던 감정과 생각은 어떻게 바뀔까요?

변화된 생각과 감정 : 이번에 TF 꾸리시면서 안 그래도 힘드실 텐데 이번 회의가 어려웠던 모양이네. 내가 팀장님한테 어떻게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을까? 


개인화의 오류는 모든 주변사건이 자신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대표적인 인지 왜곡 현상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늪과 같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반드시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이때는 그 생각의 꼬리를 끊고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생각을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때 아주 효과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렇게 생각하는 게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지?'

이 질문에 우리 뇌는 곧바로 대답합니다. '도움이 안 된다.' 그리고는 생각을 재평가할 힘을 만들어냅니다. 인지 치료에서는 이것을 유용성 판단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을 불편하게 하는 생각을 한가지 떠올리고, 지금 물어보세요.


이렇게 생각하는 게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지?



새로운 생각습관을 만들 때는 이 생각이  1. 합리적인지 2. 유용한지를 따져보고 그렇지 않다면 좀 더 나은 것으로 기존의 3. 생각을 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두 번 질문으로 곧바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거나 매일 반복하던 생각을 단번에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끔 부정적인 생각이 주체할 수 없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상황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생각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아무리 이성적인 뇌라도 오작동 하게 되고, 이렇게 잘못 인식한 것을 우리는 사실이라고 믿게 됩니다. 생각 회로를 망가뜨리는 이런 오류들 때문에 우리는 똑같은 상황에서 화가 나기도 불안하기도 쉽게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각은 생각일 뿐 절대 사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여러 가지 가능성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온다고 해서 '아, 내가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네. 연습도 다 쓸모없나 봐.' 이렇게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질적으로 쉽게 불안해지는 사람도 있고, 자라온 환경이나 주변 상황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부정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해져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는 지금 떠오른 생각이 합리적인가? 한 발 떨어져서 보고 생각의 브레이크를 걸어주면 됩니다. 


내리막길에서는, 빙판길에서는, 더 자주 브레이크를 잡아주면 됩니다. 우울함이나 불안, 부정적인 생각은 내 마음의 빙판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누구나 우울하고 불안하고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순간을 더 자주 만나기도하고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마음에 천둥이 칠 때는 '아! 내 생각 때문에 이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구나. 사실 그렇게까지 위험하진 않아.'라고 자신를 보살펴 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유년기 학습을 통해 익숙해진 사고방식이라 할지라도 성인이 된 이후의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생각의 틀'은 변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사나 상담사, 코치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전문 코치가 되면서부터는 누군가를 돕기도 합니다. 누구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Switch on your life. 우리는 충분히 스스로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u50RJahHoM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