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포에서는 낚시를
거제 사무실은 바다에서 10초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해수욕장처럼 바로 뛰어들 수 있는 바다는 아니지만, 비릿한 바다내음과 뱃고동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은 항구가 있다. 먼바다에서 생선들을 잡아오는 배들로 항구가 가득 찬 날도 있지만, 대부분은 드문드문 비어있다. 장승포 앞바다는 노을 지는 시점에 바라보는 것이 가장 이쁘다.
하늘빛을 그대로 담은 바다의 색과 윤슬은 멍 때리기에 너무 좋다.
휴가를 시작하고, 거제로 내려와서 며칠을 지냈다.
휴가라고 했지만 여기서 업무들을 틈틈이 살펴봤지만 말이다. 바쁜 와중에 짬 내서 쉬는 날들인데 업무에만 묶여있어서 속상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 소소한 행복한 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낚싯대를 들었다. 거제에 내려오기 전, 동료들이 장승포 앞바다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서..ㅎㅎ
<퇴근 후 낚시클럽>이라고 이름을 뚱땅 지어놓고, 낚시 갈 동료들을 모집했다.
요 며칠 퇴근하면 낚시를 가던 평소와 같은 날들인데 동료들은 굳이 '클럽'이 붙냐고 핀잔을 주긴 했지만, 나는 언젠가 밀양의 일이 종료되고 거제에 오면 이런 일상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나도 모르게 '클럽'이란 명분을 붙였던 것 같다.
한 두 번 낚싯대를 던져본 나로서는 낚시를 엄청 잘해서, 고기를 낚고 싶다는 마음보다 그냥 바다에 낚싯대를 던져두고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물론 이 날은 아무도 고기를 낚지 못했다.
우린 시간을 낚았지!
3일간 퇴근 후에, 일과 중 틈틈이 짬을 내서 바닷가로 향해서 낚싯대를 던졌다.
물론 고기는 하나도 못 잡았다. 그럼에도 낯선 경험들이 하루를 채워주고, 힘을 만들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런 틈들이 바쁜 일상에 숨을 쉬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