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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고 Sep 17. 2024

이혼은 힘들다 2

그가 화를 내면 낼 수록 다정했던 나날이 겹쳐 힘이들었다.

그래, 나는 힘이 들었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던 곳을 지나면서도, 

같이 살다시피 했던 오피스텔과 결혼 후 우리가 살던 동네를 기억할 때도, 

그가 가장 좋아한다던 책이 눈에 띌 때도, 

같이 부르던 노래가 들릴 때도, 

함께 했던 많은 여행과, 순탄치 못했던 결혼 준비와 친구들과의 파티와, 그 중간 중간 나를 바라보던 따스했던 눈빛과, 매일 내 다리를 주물러주던 나의 임신기간, 그리고 몇 주 전 이유없이 선물했던 커다란 꽃다발..


그 모든 기억에 힘없이 매달리는 나는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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