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영화 <티탄>이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권위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티탄>의 감독 줄리아 뒤크르노는 영화 <피아노> (199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 감독으로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티탄>
감독 : 줄리아 뒤크르노
출연 : 아가트 루셀, 뱅상 랭동, 가렌스 마릴러
1. 줄거리
유년시절 교통사고를 당한 알렉시아는 뇌에 티타늄을 심게 된 후 자동차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다. 자동차와의 성관계 이후 임신을 하게 된다. 임신 후 여러 살인사건에 휘말린 알렉시아가 도피 수단으로 뱅상의 잃어버린 아들인 척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2. 칸영화제의 진보된 시선?
줄거리만 보더라도 심상치 않은 영화라고 느껴진다.(K-유교 걸/보이들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소 파격적인 설정과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칸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점을 미루어 보아 칸영화제의 심사기준이 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제72회 수상작 : 기생충 / 제71회 수상작 : 어느 가족)
젠더와 생명이라는 현시대가 주목하는 소재들을 파격적인 연출로 다룬 점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3. 생명의 경계는 무엇일까.
라는 의문 자체를 거부하였다.
자동차와 성관계를 하여 생긴 생명 또한 그 존엄성과 본질을 인정하며 생명의 경계를 아예 지웠다.
경계선을 완전히 뛰어넘어 경계를 지우는 방식을 택했고, 대중들에게 생명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그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내려 하였다.
영화 <경계선> 이 떠올랐는데, <경계선>에서는 인간과는 조금 다른 트롤들의 사랑과 또 다른 트롤의 탄생을 다룬다.
<경계선>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3년이 지난 지금, <경계선>과 비슷한 소재(생명 : 생명)를 다루지만 더욱 파격적인 소재(생명 : 사물)를 사용한 <티탄>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유의미하다.
4. 대를 위한 소의 희생
필자는 젠더와 사랑보다는 가족과 생명에 더 집중되었다.
가족의 의미에 혈연이 필수 요소인지에 대해서 논하는 영화들은 이 전에도 있었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어느 가족>가 대표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티탄>이 다룬 가족에 대한 논의가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졌고 뱅상의 무조건적인 포용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매우 참신하고 파격적인 소재들 덕분에 영화 초반부까지는 흥미로웠으나, 앞서 말한 가족을 다루는 약간은 진부한 시선은 소재들이 아깝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또한 알렉시아의 폭력적인 살인들이 서사를 위한 장치 정도로 사용된 점 또한 아쉽다.
살인을 규범에 대한 분노라고 명명할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비윤리적이고 이 역시도 진부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