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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먹는 기획자 Sep 30. 2021

10억대 사업가, 1,000억대 사업가

말에게 물을 먹이기

 세상을 살면서 많은 사업가와 천재를 만나 본 것은 아니지만 10억 버는 사업가가 따로 있고 1,000억 버는 사업가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의 시발점은 정말 열심히 일했던 전 회사의 대표를 보고 나서이다. 변리사 출신으로 누가 봐도 능력도 출중하고 회사에서 16시간 이상 일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 회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100억은 벌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대표가 마음에 들 때까지 제안서의 문장 하나, 그림 하나를 수정해야 했다.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타협이란 없었다. 그래서 매달 퇴사자가 나왔고 회사는 발전이 없었다. 그 대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0억대 사업가는 능력은 출중하여 시장성이 있는 자신의 아이템이 있으나, 다른 사람을 못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늘 혼자 일한다. 100억대 사업가는 자신의 팀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준다. 20년 이상 버텨 구닥다리 경직된 시스템일지라도 각자의 능력이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1,000억대 사업가는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일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다. 내가 가진 단점을 말하지 않고 스스로 알게 만든다. 1조 대 사업가는 트렌드를 선도한 혁명가이다. (1조 대 사업가는 만나본 적이 없어, 동영상을 통해 본 모습을 토대로 생각한 의견이다)


 주변 친구 중에도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자주 본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쉽게 판단하는 사람, 싫다는 이야기를 안 하고 사람들에게 맞춰주는 사람,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피력하는 사람, 의리 하나는 끝내주는 사람, 또 이런 사람들을 포용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내 자랑을 하자면 난 사람을 이끄는 사람이라고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호불호는 강하지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사람을 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말을 이쁘게 하지도 어떤 영역에 능력도 또 그런 능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그리고 부족하다는 것도 최근에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여기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 사람이 있다. 어떤 모임에 게스트로 만나 사이였는데 단시간에 급히 친해졌다. 그 친구는 좋은 대학을 나온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알만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대기업을 다니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매일 저녁 10시까지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한다. 사람을 좋아해서 매일 술 먹으러 다녔던 나와 대비된다. 잘 놀고 열심히 일하는 것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겸손하다. 내가 제일 부족한 부분인데, 난 잘 모르는 것도 잘 아는 채 말하는데, 남들이 가진 능력을 부러워하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미천하다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힘든 순간이나, 잘못된 판단을 하려는 순간 이건 아니라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말하면서 고치려는 행동보다는 그 사람이 원하는  대안을 찾고 빠르게 수습한다는 것이다. 일례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난 먹고 싶은 것은 꼭 먹고 마는 사람이다. 최근 킹크랩 가격이 급락하여 일주일 전부터 킹크랩 파티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하지만, 당일 킹크랩 제고가 없어 못 먹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순간 대안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로 의사결정이 필요했다. 난 먹고 싶다고 떼를 쓰고만 있었는데, 그만하라고 말하거나 그냥 먹으라고 말하기보다는 싸게 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고 내일 다시 모여서 먹는 건 어떻겠냐고 상냥히 말해주었다. 꽤 현명한 방법이어서 모두 동의했다. 일을 쉽게 해결하거나 자신의 감정이나 논리를 내세워 해결하려는 행동보다 효과적인 해결책이나,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는 비용을 흔쾌히 감수하는 사람만이 이런 행동을 한다. 


 나도 아닌 남의 장점을 뽑아낸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뽑아서 펼쳐내는 것은 말을 물가로 가져다가 놓을 순 있지만, 물을 마시는 것은 컨트롤할 수 없듯이 쉽지 않다. 대부분의 10억대 부자는 기회를 이만큼이나 주었는데(물가에 가져다가 놓았는데), 왜 못하냐면서 타박하지만, 1,000억대 사업가는 당근을 먹여 목이 마르게 한다. 1,000억대 사업가는 그래서 냄새부터 다르다.


-홍보는 없고 요리를 통해 깨달았던 내용이나 스토리 있는 음식과 문화를 설명하는 밥 먹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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