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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먹는 기획자 Oct 21. 2021

팥빙수는 달콤하다

팥이 오래도록 따뜻한 이유

 필자는 티라미슈 빙수 등 다양한 종류의 빙수보다 그냥 팥에 갈린 얼음이 있는 빙수를 좋아한다. 팥과 차가운 얼음이 전부이지만, 팥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설탕에 졸여야 한다. 팥은 쉽게 뜨거워지지 않지만 한번 따뜻해진 팥은 오래도록 따뜻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그런 팥을 차가운 얼음 위에 올려놓으면 팥이 찬 음식인 줄 안다. 오해가 많이 생기겠지만 자세히 보아야 팥이 따뜻한 줄 안다.  

   

필자가 티라미슈 빙수 등 다양한 종류의 빙수를 싫어하는 데에는 팥빙수라면서 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을 할 때 뽑은 인턴을 6개월 동안 역량 강화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걸 본 한 소셜벤처 대표님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 회사의 최고의 복지는 대표인 내가 직원을 존대하고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그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밀어준다는 것이다.  

 


사람은 알아서 큰다고 클 수 있는 환경만 주면 되지 너가 나서서 무엇을 하지 말라고 했다.
난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 행복했으면 좋겠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대기업에서 인수하겠다는 제안에도 내가 없을 때 믿고 일해준 사람들을 배신하면서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여 많이 배운다고 말하고 나왔지만 사실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썸녀가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빙수를 3개씩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자 찬 거 먹어서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본질만 보았다. 이 사람이 빙수를 먹으면서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차가운 얼음에 가려, 보지 못한 건 설탕에 오래도록 졸인 팥의 은은한 단맛이다. 달지 않은데 단 팥은 얼음뿐인 빙수를 가치 있게 했고 먹는 이로 하여금 행복한 단맛을 주었다.      

그래서 빙수는 사랑과 같이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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