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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연호 Jun 17. 2020

전 세계가 보고 배울 나라

대한민국은 세계인들에게 생생한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어제(16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다. 평양냉면과 더불어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건물이었다. 우리 세금 170억이 흙먼지가 되어 바스러지는 데 몇 초 걸리지 않았다. 며칠 전에는 평양냉면 맛집으로 알려진 옥류관의 주방장이라는 자가 "국수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고 문 대통령을 향해 주둥이를 놀렸다. 전문을 살펴보면 더 심한 욕지거리가 많다. 그깟 밍밍한 평양냉면 한 그릇에 이 정도 난리면 갈빗살이라도 뜯고 돌아왔으면 아주 큰일 날 뻔했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 가짜 평화 쇼의 상징물 두 가지가 이제는 대북 굴욕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3년간의 노력은 결국 '운전자 loan'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큰돈 작은 돈 다 받아 처먹고 폭탄 터뜨리고 총과 미사일을 쏘아대니 대북사업이 대부업체보다 백 배는 더 무섭다.


시의성을 고려해 이 글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하루 종일 여러 매체에서 이 연락사무소 폭파 사고를 다각도로 다루고 있으니 내가 더 보탤 말이 없다. 다만 이 '충분히 예견된' 사건을 계기로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던 원론적인 생각들을 써 보기로 했다. 나의 읽기 내공이 부족해서이겠지만, 아직까지 이런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에 소복이 내린 눈에 첫 발자국을 찍는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 우선 남북한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부터 의식의 흐름대로 시작한다.


남북한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공산주의 일당 독재 유사 국가인 북한은 태생적으로 이대로 섞여서 공존할 수 없다. 통일이 된다면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흡수되며 이루어질 것이다.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은 자유주의 국가이며 헌법상 북한의 주민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그들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로동당 규약을 통해 '김일성주의, 김정일주의를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하'는 수령 중심 집단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조선로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데 있다'는 표현에서 보듯 대남 적화통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통일을 하지 않고 이대로 현상유지를 하면서 지낼 수는 없을까? 북한은 그들의 지상과제인 한반도 공산화를 위해 수십 년간 한 눈 팔지 않고 차곡차곡 준비를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배짱을 부릴 수 있는 핵무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는 북한이 뒷골목 양아치 같은 폭언을 퍼부어도 감히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못하는 나약한 정부가 탄생했다. 미국은 공공연하게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북한은 모든 준비가 끝났고 혁명과업을 완수할 주변 환경도 조성되었는데 이대로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을 믿을 수 있을까?


적의 호의를 기대하며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이 나에게 호의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내 손에 들려 있는 무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로 현재 세계에서 적국의 선의에 기대어 자국 군대를 무력화시키는 나라는 대한민국 하나뿐이며 이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북한이 자국 주민들을 굶겨 죽이면서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한 기술로 완성해 낸 핵무기는 그들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북핵의 의미를 협상용, 내부 주민 결속용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기본적으로는 자위권을 위한 것이며 나머지는 부가적인 용도다. 당장의 보상을 위해 일부를 폐기하거나 해외로 이관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최후의 한 발까지 스스로 없애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김정은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리비아의 카다피 사례이다. 카다피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시설과 대량살상 무기를 폐기하고 보상을 받았지만 후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 동안에 미군을 비롯한 NATO군의 폭격을 피해 달아나다 반군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했다. 김정은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물론 리비아의 대량살상 무기 반출과 카다피의 죽음 사이에 시간차가 있었다. 하지만 카다피가 핵을 비롯해 스스로 정권을 수호할 강력한 억지력을 가진 채 NATO군의 개입을 막았다면 반정부 시위대들에 의해서 끝내 죽음을 당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을 갖기에는 충분한 사례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다음 소주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미국이 북한을 용납할 수 있을까?


북한이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 무기들을 모두 폐기했다고 가정한다.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자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인권 또한 짓밟은 사례가 있다. 일본의 납북자 문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죽음 등이다. 핵무기가 사라진 북한은 재래식 무기만을 보유한 최악의 거지 집단으로 전락하여 자유진영 국가들의 간섭을 강하게 받을 것이다. 지금은 인종차별 이슈로 불바다가 되고 있는 미국이지만 그럼에도 자유세계를 리드하는 선도국으로서 북한의 인권탄압을 묵과할 수는 없다. 핵무기가 사라져 약속했던 제재 완화와 경제적 보상을 쥐어주더라도 김정은이라는 악랄한 독재자가 북한을 통치하는 한 주민들의 삶은 별반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리비아의 경우처럼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든, 혹은 주민들이 묵묵히 철권통치를 감내하든 UN을 비롯한 자유세계의 국가들은 북한 정권의 편을 들어줄 수 없다.




결국 문제는 본질적으로 적일 수밖에 없는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일당 독재 세력의 대결구도로 회귀한다. 유일한 정권 수호 수단을 잃은 독재자는 여느 테러 집단의 수괴처럼 비참한 결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함과 동시에 개과천선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이고 통일 한국의 일반 시민이 될 가능성도 전무하며 설령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저지른 죗값을 목숨으로 치러야 할 것이다. 결국 문제는 무자비하게 인권을 탄압한 김정은의 존재 자체를 자유세계에서는 용납할 수 없고, 이를 알고 있는 김정은은 핵무기로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대화와 상생, 협력과 포용을 통해 남북한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는 없다. 미국과 북한이 극적으로 협상에 성공해 핵무기를 완전히 없앨 수도 없다. 결국은 김정은을, 또는 핵무기를, 혹은 둘 다를 정밀 타격해서 제거하거나 물 샐 틈 없는 제재를 통해 북한 체제를 스스로 괴사 하도록 만드는 것 외에 방법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어떤 정치인도 이러한 사실을 직접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가 서두에서 [아직까지 이런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에]라고 이야기한 부분이 바로 이 내용이다. 북한을 힘으로 제압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속으로는 알고 있는 정치인이더라도 이런 주장을 하는 순간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광으로 몰려 정치생활이 끝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국민을 대표하는 위치에서 북한과 평화는 있을 수 없다는 직언을 하는 순간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 앞에서 어떤 정치인도 이런 진실을 말할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수십 년간 대북문제를 다루어 온 전문가들조차도 쉽사리 예상하지 못하는 문제이기에 틀릴 확률이 더 높은 예측이지만 해 보려고 한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기를, 기적의 땅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무턱대고 예측을 내놓기 전에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명제를 몇 가지 떠올려 보았다.


대한민국은 무력의 우위로 평화를 유지하는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남한을 공산화시키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라는 원칙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직접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하지 않는 이상 주한미군을 철수시킬지언정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김정은의 전향적 태도에 반색하며 줄곧 대북 굴종적 태도를 취해왔다. 갖은 모욕과 군사도발을 인내하며 억지로 9.19 군사 합의 등을 밀어붙여왔고 이번 연락사무소 파괴 사건에 대해서도 대북전단을 보낸 단체들을 미리 법으로 막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식의 평을 내놓고 있다. 한국의 집권세력은 자유를 지키는 것은 오직 강력한 힘이며 전쟁을 각오하고 준비해야만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오랜 역사적 교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여러 차례 증명되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주도적으로 남북문제를 이끌어갈 수 없을 것이며 미국, 북한 등 주변국들에 의해서 국가의 미래가 종속될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가장 큰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북한의 선택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유심히 봐야 할 포인트는 북한이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것인지 아닌지이다. 북한은 이번 돌발행동으로 강하게 남한을 압박했다. 이후 한-미 양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해 트럼프의 재선에 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의도를 전달하고 한국 내 강경 세력의 영향력을 소멸시키며 스톡홀름 신드롬을 유발하는, 우리에게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서릿발 같은 엄혹한 경고 이후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로 대한민국이 다시 북한에게 설설 기면서 자주적으로 나라를 지켜낼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미국이 알게 하면 주한미군 철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추가로 한-미-일 공조의 와해를 위해 어떻게든 반일 감정을 이용할 것인데 당장으로서는 일본이 이번 사건에 내놓는 논평에 대해서 교묘하게 '우리 민족'의 프레임을 씌워 거친 언사로 대응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의 여론을 반미, 반일로 모는 데 효과적이고 미국을 비롯한 우호국들로부터 대한민국을 고립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민국에서 일본을 주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덤으로 반일만큼 한국 내의 분열을 야기하기 좋은 옵션이 없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후 북한의 거짓 평화 쇼에 한 차례 더 속은 후 우리를 도와줄 자유주의 우방국이 없는 상태에서 한 번 더 좌파 대통령이 집권하며 점진적으로 연방제 통일이 이루어져 자유대한민국은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혹은 북한이 재선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에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 일어난다면 북한의 파국을 초래할 것으로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 중 하나인 대북 리스크 관리가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인데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고 정권을 교체함으로써 이를 극복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북한은 ICBM, SLBM을 통해 미국에 직접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실질적 적국이므로 차제에 완전히 제거해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현명하며 굳이 전쟁을 벌여야 한다면 미 본토의 피해 없이 한반도 내에서 문제를 종결짓는 것이 유리하므로 강력한 선제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피해가 막심하겠지만 첫 번째 시나리오보다는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본다.


결론


대한민국은 세계인들에게 생생한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히틀러에게 평화를 구걸했던 영국의 총리 체임벌린과 같이 무능한 지도자에 의해 가짜 평화에 속아 끝내 자유를 잃게 되는 과정을 다시 한번 세계인들이 되새기게 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공산주의자와의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할 것이다. 나약한 국민은 노예의 삶을 살게 될 것이고 결기를 가진 국민은 자유와 평화,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보편적 진리를 다시금 깨우치게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 위기를 멋지게 극복하든, 역사 속에서 사라지든 전 세계가 보고 배울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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