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날씨 속담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다. - 겨울 편

by anchovy

가을 무 꼬리가 길면 겨울이 춥다.

근거 없는 이야기인 것 같지만, 실제로 무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껍질이 두꺼워지는 성질이 있고, 바깥 날씨가 빨리 차가워지면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비교적 따뜻한 땅 속 깊은 곳으로 뿌리를 내린다고 한다.

무 뿌리가 잘 자라는 기온은 섭씨 18~22℃, 무 잎이 잘 자라는 기온은 25~28℃ 사이. 중부지방의 경우 대략 8월 20일~30일 사이에 무를 심으면 먼저 무 잎이, 그다음은 뿌리가 길게 쭉 자라다가 껍질을 한번 벗은 후 9월 말 땅속 온도가 20℃ 전후가 되면서부터 통통하게 살이 오르기 시작하다가 영하로 내려가면 이 수분들과 무의 식물세포가 꽁꽁 얼어버린다. 하지만 땅속 온도가 영하가 아니라면 월동도 가능하다. 때문에 겨울에 추울 것을 어느 정도 감지한 무 뿌리가 추위의 영향을 덜 받게끔 뿌리를 땅 표면으로부터 멀리 내린다고 볼 수 있겠다.


눈발이 잘면 춥다.

눈은 온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날씨가 포근할 때는 작은 눈 결정이 공중에서 뭉쳐져 ‘함박눈’이 내리고, 그보다 추운 날에는 눈이 뭉치지 않은 채 ‘가루눈’이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잘면 날씨가 추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 든다.

겨울에 온 눈이 보리를 덮어 주면 눈이 얼어 응고열의 방출이 일어나고 보리가 얼어 죽거나 말라죽지 않기 때문에 농사가 잘 된다.


동지섣달에 북풍 불면 병충해가 적다.

병해충은 저온이 되면 월동률이 떨어진다. 북풍이 부는 것은 북쪽의 찬 기류가 통과하는 것이므로 기온이 떨어져 도열병이나 이화 병충 등의 월동이 적어 다음 해 병해충 발생이 적다.


소한(小寒)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大寒)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소한은 추위의 시작을 의미하는 절기를 말하며, 대한은 추위의 끝자락을 의미하는 절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한부터는 추운 날씨가 시작되는 것이고 대한을 지나면서는 추위가 누그러져 점차 따뜻해진다는 것이다. 같은 의미로 ‘대한이가 소한이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쌓인 눈을 밟아서 뽀드득 소리가 크면 날씨가 추워진다.

눈을 밟을 때의 ‘뽀드득’ 소리는 눈과 눈 사이의 공간이 있을 때 난다. 날이 추워서 눈이 뭉치지 않고 그대로 얼면 그 소리가 더 크게 나게 된다. '뽀드득' 소리로 추워질 날씨를 예측한 것이다.


쥐구멍에 눈 들어가면 보리농사 흉년 된다.
맥류 등 월동작물은 겨울에 눈이 온 뒤 그대로 쌓여 있으면 보온이 된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서 눈이 날려 조그만 쥐구멍으로 들어갈 정도라면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춥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월동 작물의 포장에 눈이 쌓여있지 않기 때문에 한해와 동해가 우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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